“중국인민은 외세가 우리를 업신여기며 억압하며 노예로 대하는 것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망상을 하는 자는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쌓은 강철 장성에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다.”
2021년 7월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한 말이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이 창당 된 날은 1921년 7월23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7월1일이 창당 기념일이 됐나.
1938년 5월 마오쩌둥이 옌안에서 7월1일을 창당 기념일이라고 언급했다. 그 발언을 계기로 중국공산당의 생일은 변경됐다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진실이니, 역사적 사실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당과 지도부의 권위다. 더구나 마오쩌둥이 한 말이다. 그 말은 그대로 법이고 진리다. 말도 되지 않는 중국공산당의 무오류주의 때문이라는 거다.
중국공산당이 한 일에는 절대 오류가 있을 수 없다. 당의 핵심지도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게 10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중국공산당의 변치 않는 입장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사악한 독재자는 누구일까. 이런 질문이 나오면 그 답은 한동안 나치 히틀러였다. 2차 대전의 원흉이고 수백만 유대인을 학살했다. 히틀러의 죄상이다.
그 규모로 볼 때 이 히틀러보다 더 흉악한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독재자는 스탈린이고, 마오쩌둥이다. 그런데 왜 ‘가장 사악한 최악의 독재자’타이틀은 히틀러가 차지해왔나.
히틀러가 저지른 범죄행위는 나치제국의 패망과 함께 전범재판을 통해 샅샅이 드러났다. 소련제국은 내부붕괴로 무너졌다. 중국공산당은 여전히 14억 중국인민을 통치하고 있다.
다른 말이 아니다. 스탈린과 마오쩌둥이 저지른 죄상에 대한 단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 때문이다.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최하 2,000만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된다.’ 공산주의의 죄악상을 폭로한 공산당 흑서의 발표다.
공산당 흑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치하에서는 1997년 현재로 6,500여 만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1958~60년) 강행으로 3,0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문화대혁명(1966~76년)의 피해는 너무 광범위해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된다. 단지 1억 명 정도가 문혁의 광풍에 휘말려 직접적 피해를 입었을 것이란 추산만 나오고 있다.
‘공산당은 위대하고 오류가 있을 수 없다.’- 과도한 자기중심주의에 무오류주의에 빠져 있는 중국공산당으로서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 은폐는 일도 아니다.
그러니까 마오쩌둥이 저지른 엄청난 반인륜범죄는 공산당이 기술한 역사에는 당연히 빠지게 돼 있다. 천안문사태에서 희생된 인명도 거의 없고,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임에도 그 사망자수는 주요 서방국가들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뭐 이런 식이다.
그 은폐부터하고 보는 버릇이 또 튀어나왔다. 1,000년만의 폭우로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최악의 물난리가 났다.
정저우 남북을 잇는 길이 1.835km, 양방향 총 6차선의 징광북로 터널이 급류가 몰아닥쳐 삽시간에 침수됐다. 당시 터널을 메우고 있던 차량만 최소 1,000여 대로 수 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수해 피해자는 10여명이라고 당국은 발표한 것이다.
1억 가까운 중국인들을 어육(魚肉)으로 몰아간 대학살. 그 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일말의 성찰도 없이 세계를 향해 선전포고성의 발언을 해대고 있는 시진핑.
창당 100년이 지난 중국공산당. 이는 인류의 재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