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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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 소통으로 마음의 평화를

2021-07-23 (금) 김자원/뉴욕불교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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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 눈을 떴는데 문틈으로 빛이 보인다. 혹시 불을 켜놓았나 싶어 문 열고 나가니 달빛이 가득 내려와 있다. 잠이 달아났다. 천장에 뚫린 창에 뜬 달. 나도 모르게 손이 모아진다. 무심한 달의 방문에 가슴이 뛴다.

고요와 침묵 그 정적의 충만함. 이 보배로운 느낌 감지하고파 온 몸의 세포가 일어나고 있다. 잠들기 전 일상의 여러 문제들. 걱정이나 상념은 사라졌다. 마음 가득 미소가 지어진다. 깊은 심호흡을 한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풍만의 실체가 존재함을 느낀다. 숨쉬고 있음이, 살아있음 그 속에 내재 되어있는 불안이나 공포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까지도 결국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1년 전 오른쪽 방향으로 차를 움직이다 코너에 정차하고 있는 차 왼쪽 범퍼를 받는 사고를 냈다. 혼자 운전석에 앉아있던 분이 나와 경찰이 오기까지 일상 얘기를 나누며 기다렸다. 리포트를 끝내고 보험회사 처리로 일단락 된 줄 알았다.

1년 후 사고변호사가 보낸 묵직한 서류, 내 눈을 의심했다. 차에 있지도 않은 분 이름까지 포함 두 사람이 serious injury 했단다. 나의 보험회사 변호사는 숱한 경험담을 얘기해 준다.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 그래 우리가 필요한 세상이라며 호탕하게 웃으며 ‘걱정말라’ 안심시킨다.

아무 일 없는 일상에서도 자질구레 신경 쓸 일이 많다. 그 일들은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양념쯤으로 생각해도 된다. 엉뚱한 것들이 일상의 평화를 깨는 것. 그것 역시도 나 자신의 생각이 선택한 것임을 알았다.

요즈음 대선후보 경선으로 각 후보자의 실체가 들어나면서 숨겨졌던 미담 또는 괴담이 뉴스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름대로 밀고 싶은 후보의 미담을 들을 때면 알려주고 싶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정치단톡방에 의견을 몇 번 쓰다가 그 방을 나왔다.

자신들이 미는 후보 얘기로 방을 덮는 곳에서 반박글 쓰는 일이 무의미함을 느꼈다. 각자의 생각을 인정해주기 위해 난 침묵하고 싶어서다. 내 마음의 평화는 내가 지켜야한다. 평화와 불평의 마음은 자신의 선택으로 좌우된다.

나와 생각이나 마음이 통하는 오랜 지인. ‘나, 맨하탄에 왔어요. 가출했어요’ 어머 왜요 라는 물음은 필요없었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 뉴스, 미국신문을 읽어야 한다는 남편과 결별할 각오로 한국책을 읽었던 그녀.

글 쓰는 그녀에게 자녀가 선물한 아이패드. 서랍에 숨겨놓은 것을 꺼내 쓰는 것으로 시작해 자신의 독립된 인간성을 스스로 찾기 시작 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다 버렸다. 최고급 학력으로 최고의 경제적 혜택을 즐기는 그들의 속물성과 결별해야했다. 실행에 옮겼다.


자신의 내면에 충실했다. 글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이 팔려 나간 뒤 너무 서운해 그림은 팔지 않기로 했다는 그녀. 자신이 세상에 없을 때 자녀들이 추억 할 수 있는 것으로 간직하겠단다.

맨하탄 와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그림 감상 하느라 날마다 새롭고 행복하단다. 오랫만에 만나 그동안 뿜어내지 못한 얘기를 쏟아내고 둘이 밝게 웃었다. 그림에 집중하느라 약간 굽은 자세를 바로 세우는 요가 몇 가지 알려주고 헤어지는 나에게...’박사면 뭐해, 재벌이면 뭐해 마음이 통하고 정신과 마음이 깨어있고 건강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는 얘기에 동감하며 가출해 있는 동안 많이 만나자며 헤어졌다.

무언의 달빛은 그냥 그대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신비함이 있다. 그 신비함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저장된 것 찾아 살펴 본 자신과의 소통이며 마음의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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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원/뉴욕불교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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