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굿도 이런 난리굿이 없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해외작전부대다. 아프리카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을 퇴치하고 미국과의 공동 작전에도 참가하는 등 국익 수호의 최전선에 있다.
파병장병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나 의료 지원 같은 임무도 수행한다. 한결같이 위험하고 열악한 지역에 파견돼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청해부대(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이 집단으로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전체 승조원의 82%가 확진자로 판명된 것이다.
군 당국은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를 띄워 청해부대 승조원 귀국을 주선하는 등 사후약방문식 조치에 나서며 허둥대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이게 군, 맞아’- 문재인 정부 들어 참담하게 추락한 대한민국 군의 모습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나오는 소리다. 경계는 번번이 뚫린다. 성범죄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장병들에게 물 백신에, 저질 식단이 제공돼 논란이다.
그런 정황에서 청해부대 승조원 전원을 ‘코로나 지옥’에 방치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나’-. 이 질문과 관련해 문득 한 단어가 뇌리를 스친다.
중국을 건드리면 가차 없이 달려들어 맹공을 퍼붓는다. 외교관 특유의 은유는 사라지고 독설이 난무한다. 시진핑 시대들어 중국이 구사하고 있는 ‘전랑외교’란 단어다.
중국의 외교관들은 더 이상 외교관 같지가 않다. 독설도 모자라 쌍욕도 불사하는 시정잡배의 모습이다. 그 결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은 날로 추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외교관들은 아랑곳 않는다. 여전히 독설만 뿜어댄다. 다름에서가 아니다. 권력독점에 혈안이 돼 있는 시진핑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서다. 거기다가 독한 말만 하면 환호작약하는 중국의 붉은 네티즌들을 의식해서다. 그 결과 죽어가고 있는 것은 중국의 외교다.
참담하게 추락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군. 그 배후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도 이와 비슷한 게 아닐까.
권력은 온통 문재인 청와대에 집중돼 있다. 어느 정도인가. 청와대의 일개 행정관이 전화를 하면 명색이 4성 장군인 참모총장이 쪼르르 달려와야 한다. 청와대 사람에게 잘 못 보였다가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부총리의 최근 폭로도 그렇다. 경제부처의 수장으로, 또 전문가의 입장에서 경제정책을 건의해도 번번이 청와대 사람들에게 가로 막히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득문제 등 주요 경제정책은 거의 다 청와대 사람들이 입안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것.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모든 대한민국의 정부 부처가 마찬가지라고 한다. 외교도 외교부 장관이 하는 것이 아니다. 외교 장관은 들러리 역할만 하면 되고 모든 외교적 주요 결정은 청와대 사람들이 한다. 뭐 이런 식이라는 거다.
사정이 이럴진대 나름 우국충정의 한 마디를 올렸다가는 자리보전도 힘들다. 오직 문 대통령의 뜻, 더 나가 청와대 사람들, 그리고 그 외곽에 포진하고 있는 문빠들의 눈치만 보는 거다.
문 대통령의 오로지 관심사는 김정은이고, 김여정이고, 북한이다. 지난 4년 동안 김정은 대변인 역할을 한 것도 모자라 타임지 인터뷰를 통해 또 한 번 김정은에게 찬사를 바쳤다.
해외순방 중에도 생각은 오직 김정은에 꽂혀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때도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오매불망 북한생각에, 북한백신 공급까지 언급했으니 대한민국 군내의 그 누가 감히 청해부대에 백신을 보낸 생각을 하고, 또 그 생각을 말 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