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는 인류와 생물과의 먹이 경쟁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게 되자 인류는 자연계의 균형을 바꾸는 능력을 얻었다.
새롭게 터득한 기술에 의해 자연의 균형은 무너졌고 인간이 걸리는 각종 질병에도 근본적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연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인류와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서로 겹쳤다. 그러자 인류는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에 대규모로 노출되기 시작했다.” (윌리엄 맥닐의 ‘전염병의 인류의 역사’ 중에서)
인간과 동물사이에 숲의 경계가 존재할 때에는 다른 동물이 가진 감염병으로 부터 안전했다. 인류의 번영으로 균형이 무너진 자연의 경계를 넘어온 동물, 곤충, 박테리아, 진군,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균이 인간에게 자유롭게 접촉되었다. 여기서 인수공통감염병이 시작되었다.
자연의 숲이 사라지면 인류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에만 노출되는 것이 아니다. 숲이 없어지면 서서히 흐르던 유속이 급류 현상으로 바뀌게 된다. 그 결과 홍수가 발생하고 토지가 소실된다. 수자원 확보문제로 대재앙이 야기된다.
숲의 파괴는 대기 중에 습도가 낮춘다. 한서의 격차가 극심해지고 인류의 생존 능력이 위협을 받는다. 강물이 유속이 급해져서 범람이 생기거나 주변 대지의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어 땅은 식물을 생산할 수 없는 폐허가 되고 만다.
상대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지혜이며 최고의 기술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논하기 전에, IT 기술, 인공지능을 논하기 전에 인류는 공감의 기술을 먼저 논하고 연구해야 할 시대가 임박했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아픔이 무엇인지, 자연이나 숲이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공감은 자연 생태계에서 가장 발달한 원초적 생존 기술이다. 자연을 보라.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 공존하고 협력한다. 함께 먹고, 어려울 땐 서로를 보호해준다. 저들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서로 공감하면서 지혜롭게 산다.
인류만 우둔하다. 자기만 생각하고 끝없는 탐욕을 채우려다 인수공통감염병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 말했다. ‘우리는 남에게 인정받겠다는 허영심에 유혹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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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