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현세대 가장 유명한 지식인중 한명인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 교수는 박연미씨와 유튜브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그가 운 것은 북한의 절망적인 상황 때문이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박연미씨는 2007년 당시 10대 초반 나이에 어머니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여성이다. 그녀는 한국에서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재학 중 미국의 명문인 컬럼비아대학으로 편입했다. 그녀가 컬럼비아 재학 중 겪은 이야기를 피터슨 교수와 공유했다.
박연미씨는 BBC가 뽑은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었고, 201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에 관한 실상을 털어놓아 더욱 유명세를 탔다. 그녀는 전세계를 돌면서 강연을 통해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려 왔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북한의 실상은 너무나 참혹하다. 게다가 탈북을 도운 중국인 브로커에게 어머니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설명한 대목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나를 노리던 중국인 브로커에게 나 대신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후 콜럼비아대를 졸업한 박연미는 지난주 FOX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미래가 북한만큼 절망적”이라면서 "북한도 이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PC화된 미국 대학 캠퍼스를 비난하면서 문화 헤게모니를 두고 벌이는 진보와 보수의 격돌이 미 대학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주의는 Political Correctness, 즉 ‘정치적으로 올바름’이란 용어인데, 편견이 들어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사회운동의 일종이다.
그녀는 특히 백인과 남성 중심의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미국인들은 PC문화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PC문화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시비를 걸어 매도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끼리는 말 한마디 한 마디를 조심하지 않으면 왕따같은 봉변을 당하기 때문에 비싼 학비를 내는 사립학교 학생들은 더욱 몸을 사리게 된다고 한다.
아이비리그는 원래 미 동부대학 스포츠 리그였는데, 이제 8개 소속 대학들은 미국의 명문대를 의미하게 되었다. 요새 미국명문대들은 다양성을 중시하다보니, 오히려 이런 것까지 신경 쓰나 할 정도로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 문제에 목숨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1980년대부터 미국의 진보적인 대학 캠퍼스에서는 전통적인 백인 남성 위주의 세계관을 배격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언젠가부터 여성과 성 정체성 차별이라는 문제와 결합하기 시작하면서 PC주의는 그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현재 '정치적 올바름'은 단순한 언어순화 운동 차원을 넘어 미국의 상징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대학가는 이미 어퍼머티브 액션의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흑인들의 대학과 사회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로 도입된 어퍼머티브액션은 결국 인종의 역차별을 유발했다.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신입생중 아시아인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은 13개 식민지에서 건국된 후 1775년 식민 본국인 대영제국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이듬해인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문을 발표,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를 바탕으로 한 국가로 성립됐다.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살면서 법에 보장된 자유와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 오는 7월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200여년전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 영국 왕가의 폭정으로부터 자유를 얻어낸 이후, 과연 소수민족인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어느 정도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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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