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변한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물길도 바뀌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의 물길도 바뀌고,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도 바다가 된다. 우주의 시간으로 찰나를 살다 가는 우리들에게 밤하늘의 별들은 인류 전체의 역사로 보아도 영원해 보이지만, 별들도 태어나고 죽는다.
그러나 우리는 천년은 커녕 백년도 못살고 또 한치 앞도 가늠하지 못하면서 살고 있다. 정말이지 한치 앞을 미리 알 수만 있어도 불행을 미리 막을 수 있을 텐데 모든 존재는 한치 앞을 알고 살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인류는 추상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하면서 삶과 죽음, 기쁨과 불행에 대한 이해를 하고, 불행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를 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였다.
바로 그런 집단적인 노력의 결과가 문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발달하는 문명이 우리에게 불행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과 매개들이 무엇인지 더 많이 알려주고 있기에 오히려 걱정은 더 늘고 있다.
그래서 탄생, 성장, 노화, 질병, 그리고 사멸이 세상만물의 이치이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무 기뻐할 것도, 너무 슬퍼할 것도, 너무 두려워할 것도 없이 흐르는 물처럼 사는 것이 잘 사는 인생이라고 하는 득도한 분들의 말씀도 있다.
그러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면서 사는 것과 그렇지 않은 삶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의 존재 이유는 나의 아들과 딸, 우리 커뮤니티, 우리 나라, 우리 민족, 우리 인류의 지속을 위함이다. 그래서 우리는 존재의 지속을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불행과 죽음이라는 공포를 잊어버리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청춘과 생명을 다 걸기도 한다.
그리고 집단을 이루고 있는 우리는 순간마다 스스로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의 정책 결정 대리인들을 선출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고 결정할 정치인들은 커뮤니티와 나라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열정과 경험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말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위한 정책 결정 대리인을 잘 뽑으면 그만큼 닥쳐오는 위기와 불행을 피하거나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잘 뽑지 못하면 전체는 위기와 불행을 피하지 못하고 그 강도도 낮추지 못하게 된다.
코로나 대 공습을 잘 대처한 나라의 지도자들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방역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하여 총력 대응을 한 지도자와, 감기 정도이니 걱정말라고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지도자를 뽑았던 나라의 운명이 코로나 공습 앞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도, 집단도, 국가도 위기에 잘 대응하면 한순간에 정상에 오른다. 그러나 아무리 잘나가도 위기 대응에 실패하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미국은 매년 선거를 한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워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변하는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공론을 만들어서 투표하는 유권자가 있어야 좋은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
우리 전체의 운명을 책임질 정치인들을 뽑는 선거는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나와 우리의 일이고 결과도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똑똑한 유권자만이 똑똑한 지도자를 뽑고 좋은 나라를 만든다. 다민족 다인종의 나라 미국에서 소수계로 살면서 미주 한인들은 그런 유권자로 준비 되어 있는지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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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