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아편전쟁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냐?” 이는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의 지난해 기사 제목이었다. 세계의 중심이 중국이라고 믿었던 청나라를 몰락하게 만든 아편전쟁의 근원에는 중국인의 망상이 있었다. 당시 청나라는 급변하는 세계 패러다임을 자각하지 못한 채 중세시대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중화사상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지금 전세계 중국인들의 막무가내식 자세와 비슷했다.
미국과 중국이 시작한 무역전쟁은 여러모로 150년전 벌어진 아편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이 당시 아시아의 맹주국가였듯이, 지금의 중국도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면서 막강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19세기 유럽제국주의국가들이 부의 획득을 위해 활발한 해외식민지 확대를 전개하는데 있어 청나라는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싫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1840년과 1856년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아편전쟁은 사실 유럽인들이 차를 사는 대금으로 너무나 많은 은화가 청나라로 빠져나가자, 대영제국이 이를 다시 회수하기 위해 청나라에 아편을 살포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 동인도회사가 중국 광저우에서 마약의 일종인 아편을 팔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두 번의 아편전쟁. 여기서 청나라가 완패함으로써 중화사상은 뿌리째 흔들리게 되었다. 전쟁 이후 그렇게 잘살았던 청나라는 내우외환에 빠져 내란이 그칠 새 없고 인민들이 기아에 허덕였다. 지금 세계를 호령하는 졸부 중국인들의 미래 모습도 그렇게 되는 것일까.
영국, EU를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들은 동시에 “위구르에서 일어나는 인권 탄압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대중국 제재 발표를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위구르족 강제 수용과 인권 탄압 문제를 조명하며 중국 정부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유럽과 중국 간에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둘러싼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월 9일 중국 우한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단이 코로나19의 기원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가 중국 우한시의 연구소라는 의혹이 점차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 초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처음 거론한 것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다.
그 시기에 저명한 중국 문제 전문가인 스티븐 모셔도 뉴욕포스트지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것”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마침내 지난 5월 미 국무부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무기화하는 방안을 연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입수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11월경부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이 고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는 소식도 있다.
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맨손으로 박쥐 배설물을 채취하고 있는 동영상도 퍼졌다. 진원지가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이 아닌 우한 소재의 실험실이라는 사실은 우한코로나가 실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세계를 상대로 개발한 생물무기라는 희혹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아편전쟁 때의 허약한 중국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중국은 “제2의 아편전쟁은 없다”며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중국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건 미국뿐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도 항공모함 수저 등을 대만 근처에 보내 중국을 위협중이다.
그토록 서구세계와 미국 앞에서 떵떵거리던 일본도 80년대 무역전쟁에서 기권패를 해버린 것처럼, 중국도 그렇게 되는 것일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면, 아편전쟁 후 청나라가 영국과 맺은 난징조약과 같은 기권패 서명식이 있을 법도 하다.
대체 얼마나 치욕적인 패배였길래 중국의 강경파들이 제2의 아편전쟁을 들먹이며 무역 분쟁 종결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전 세계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려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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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