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부터 맥도널드가 방탄소년단 BTS와 손잡고 BTS의 최애 메뉴인 ‘BTS’가 출시되었다. 세상에 하나 뿐인 이 메뉴는 10-piece Chicken McNuggets, Medium-size ‘World Famous Frie’에다 Medium-size 콜라와 함께 미국에서는 최초로 Chili 및 Cajun Sauce가 포함되었다.
최근년 K-Pop 열풍을 타고 ‘아이돌’이란 단어가 일상적인 상용어가 되었는데 영어로 ‘idolatry’는 우상숭배란 뜻이다. 이 우상숭배는 유사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사회에 언제나 있어왔다. 각양각색의 신을 상징하는 것들로부터 배금사상이 팽배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금전만능의 돈이 ‘아이돌’ 중에 ‘아이돌’이 되지 않았나.
어디 그 뿐인가. 석가모니와 예수를 비롯 수많은 성인, 성자, 위인들을 ‘인간‘ 이상의 ‘신격’으로 숭배 해오고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가 어려서부터 우러러 존경하도록 세뇌 되어온 대표적인 인물 두 사람 톨스토이의 예를 들어보자.
1862년 톨스토이는 그의 나이 서른 네 살 때 18세 소녀 소피아에게 청혼한다. 수백 명의 농노가 딸린 엄청나게 큰 농토의 상속자이지만, 톨스토이는 노름으로 그 유산 대부분을 탕진한다. 노름하기에 바빠 치과에도 가지 않아 치아도 거의 다 빠져 버린 상태였다.
가정불화로 언쟁이 계속되는 결혼생활이었지만 톨스토이는 문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 소피아는 애를 열 셋이나 낳으면서도 남편의 모든 원고를 전부 다 손으로 필사해 낸다.
1877년경부터 톨스토이는 예수의 가르침을 엄격히 따른다고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그 이후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를 만나면서 소피아와 자식들을 저버리고 이 젊은 사기꾼 제자의 노예가 되어 가출한다. 1910년 82세로 레오 톨스토이는 한 시골역의 초라한 농가에서 폐렴으로 사망한다.
소피아는 온 인류를 위한 톨스토이의 사랑이 그의 처와 자식들에게는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소피아의 말이 어디 톨스토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석가모니도 그랬다. 예수나 소크라테스도 비슷하다. 온갖 사상이나, 종교, 그리고 가문의 영광이나 문학과 예술을 핑계로 사랑하는 가족을 버리고 알콜이나 마약 중독자가 되는가 하면 ‘십자군(Crusade) ’이니 ‘성전(聖戰, 지하드(Jihad) ’로 자살하는 테러리스트까지 있지 않은가.
소우주인 나 자신, 내 가족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면서 어찌 인류와 우주 만물을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눈에 안 보이는 신을 섬기기 전에 눈에 보이는 사람부터 사랑해야 하지 않겠는가.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가 큰 일에도 충성할 수 있다.
예로부터 농사 중에 ‘자식 농사’ 이상 없다 하지 않았나. 미국 독립 때부터 최근까지 수백 가문을 추적 조사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난해도 사랑과 헌신의 지극정성으로 키운 자손들이 대성하고 큰 재산만 물려준 자손들은 잘못되더란 사실을 통계로 증명한다.
자고이래 외화내빈이라고 겉이 화려할수록 속이 빈약한 법이라 하지 않나. 외화에 연연하지 말고 내실을 기할 일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네 삶이 바로 네 인생(Life is what you make it to be)’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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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