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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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2021-06-10 (목)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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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하얀 꽃잎이 피던 날이
그립고 그리워서
추억만은 두고 가려는 날에
그것마저 싫다고 외면한다면
모두를 헤아려 바람결에 실려 가리다

남길 곳은 하나 없는 터에
찌든 날만 두고 가는 마음이
미안하기 그지없는 텅 빈 세월이라오

돌아올 수 없는 날이 서성일 때쯤엔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이
가슴 가득히 응어리질 때가
나팔꽃이 지는 날에 꼭 오리니
다시 한 번 꽃잎을 바라봐 주오


언젠가 돌아볼 때쯤은
다시 그리워지는 날이었다고
뒤돌아보면서 그리울 때가 있을 거요

새벽이슬에 꽃망울을 피우는
여명 밝아오는 날
찬란한 빛이 가슴에 스며들면
수줍게 피어 기다려 보려 하오이다

<유경찬 / 포토맥 문학회 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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