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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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는 물러가라, 섬기는 리더가 필요하다

2021-05-26 (수) 김재열/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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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을 시청할 때마다 깊은 감동과 교훈을 배운다. 높게 쌓인 눈밭에 한 마리 늑대가 나타났다. 푹푹 빠지는 눈길에 온 몸을 던지며 눈을 헤치며 길을 만든다. 곧 이어 그 뒤를 따르는 늑대들은 리더가 만들어 준 눈길을 편하게 걸어간다. 뒤따르는 늑대들에게는 일정한 순서가 있었다. 앞장선 늑대들은 힘센 늑대들이 아니라 나이가 들었거나 몸이 불편한 늑대들을 앞장 세웠다. 건장하고 민첩한 늑대들은 맨 뒷자리를 지키면서 낙오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일행을 보호하며 따르고 있었다.

늑대들은 아주 조직적인 집단생활에 익숙하다고 한다. 늑대들은 리더가 희생을 꺼리거나 제 위치를 지키지 못하면 쫓아내고 새로운 리더를 세운다고 한다. 우리네의 비극은 보스가 리더라고 착각하면서 군림하는데 있다. 더 큰 비극은 자질 없는 보스를 보면서도 쫓아내지 못하는 나약한 백성들이 늑대만큼도 못해 보이는데 있다.

세상의 보스들은 권력과 세도를 부리면서 통치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크게 되고 싶은 사람은 군림하는 보스가 아니라, 섬김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으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하시면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발만이 아니라 당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주심으로 세상의 구주가 되셨다.(마태복음20:25-) 이 점이 세상의 교주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차잇점이다. 교주들은 실질적으로는 보스이면서 자신들을 리더라고 착각하고 있다. 보스는 실권을 쥐고 있는 책임자이고 리더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존경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홍사중은 그의 책 ‘보스와 리더’에서 둘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보스는 사람들을 몰고 가지만, 리더는 사람들을 이끌어 간다. 보스는 권위에 의존하지만, 리더는 선의에 의존한다. 보스는 복종을 요구하지만, 리더는 존경을 모은다. 보스는 ‘회사’를 키우지만, 리더는 ‘사람’을 키운다. 보스는 ‘성과’를 요구하지만, 리더는 ‘함께’ 만들어 간다. 보스는 ‘공갈’을 하지만, 리더는 ‘희망’을 준다. 보스는 ‘명령’하지만, 리더는 ‘대화’를 한다. 보스는 ‘단점’을 지적하지만, 리더는 ‘장점’을 칭찬한다. 보스는 ‘나’를 앞세우지만, 리더는 ‘우리’를 앞세운다. 보스는 ‘하라’고 하지만, 리더는 ‘하자’고 한다. 보스는 ‘부리려고’ 하지만, 리더는 ‘솔선수범’을 한다. 보스는 ‘뒤에’ 나타나지만, 리더는 ‘앞서’ 나타난다. 보스는 ‘통제’ 하지만, 리더는 ‘위임’ 한다. 보스는 ‘가라’고 하지만, 리더는 ‘가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진짜 불행한 일은 보스가 자신을 리더라고 착각하는데 있다.

캄캄한 밤 하늘의 샛별같은 독일 총리 메르켈의 리더십은 영원한 리더십의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그녀는 독일의 최초의 여성 총리였고, 최연소였고, 18년간 4선에 성공한 유럽의 최장수 총리의 리더십을 남겼다. 그녀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엄마의 리더십”이었다. 엄마는 일생을 가족들을 섬기는 것이 전문이다. 그녀는 총리 관저를 택하지 않았다. 계속 살아왔던 작은 아파트에서 남편과 함께 살았다.

메르켈의 엄마의 리더십은 동독을 선택하여 목회했던 아버지 목사를 통해서 배운 예수님의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미국에도 한국에도 엄마 같은 섬김의 리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보스는 물러가라! 우리는 진실한 리더를 기다린다.

<김재열/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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