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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전쟁, 그 승자는…

2021-04-19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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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유일한 희망은 백신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엄습으로 혼란과 죽음의 공포가 지배했던 2020년. 세계의 열강은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백신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또 다른 형태의 패권전쟁. 1년여가 지난 2021년 4월의 시점에 전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COVID-19 팬데믹을 끝내기 위해 특허권 잠정 중단은 필수불가결하며 백신 기술은 공유돼야 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정부수반, 노벨상수상자 등 175명의 세계 저명인사들이 최근 연명으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보낸 서한의 내용이다.


그 내용이 그렇다. ‘미국제 백신 천하시대’에 미국 백신의 특허권을 풀어 도와달라는 세계의 호소가 담겨 있다고 할까. 그런 면에서 백신전쟁은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가고 있다는 선언으로도 들린다.

연초만 해도 전황은 중국에 유리한 것으로 보였다. 베이징은 대대적인 중국식 강제 격리정책과 함께 이미 지난해 3월 ‘바이러스와의 인민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는 2.3%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등 서방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정황에서. 그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8%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것이 베이징의 장담이었다.

1/4 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부터 이야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률(47.3%)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면서 영국이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지난 1월만 해도 하루 6만명대가 넘던 확진 자 수가 1,000명대로 낮아졌다. 결국 전체 국민의 73%가 항체를 얻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영국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은 것이다.

1/4분기가 지난 시점에 미국도 35.7%의 백신 접종률을 기록한데다가 하루 300만 회분 이상의 접종이 이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5월, 늦어도 6월부터 미국과 영국 경제는 본격적 회복세를 보이고 유럽 경제도 여름 이후에는 정상을 되찾게 될 것이다’- 백신접종이 초스피드로 전개되면서 나오는 전망이다.

“비극으로 시작된 2020년대는 대공황이후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나면서 머지않아 행복시대로 전환될 것이다.” 포린 어페어지의 진단이다. 머지않아 코비드 팬데믹에서 탈출하는 미국과 유럽, 일본은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아시아 타임스는 이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탁월한 효능이 입증된 서방세계의 백신이 후반기 전 세계에 보급되면서 미국의 영향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규모로 확대될 것이다.”

‘효과적인 백신을 공급한 나라가 코로나 이후 시대에 세계의 패자(覇者)로 등극할 것이다’- 이 예언이 성취되고 있다고 할까. 그런 상황을 미국은 맞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제 백신은 별 효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베이징의 백신외교는 실패로 끝나가고 있다.

베이징은 시노백등 수 억 회분의 ‘중국제조’ 백신을 서둘러 해외에 수출해왔다. 중국 나름의 소프트 파워 전술을 구사한 것. 그러나 바이러스확산 저지에 중국백신은 별무신통이었다. 그 전형적인 케이스가 브라질이다. 엄청난 분량의 중국제 백신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초스피드의, 극도로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는 것.

중국제조 백신은 중국에서조차 불신을 받고 있다. 시노백은 낮은 효능이나마 공개됐다. 시노팜은 그조차 없다. 때문에 당국은 접종률을 높이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은 접종을 꺼리는 등 심각한 백신 불신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신전쟁은 예기치 않은 결과도 가져왔다. 거대한 ‘백신 장벽’으로 세계의 경제판도가 나누어지고 있는 상황의 도래다. 미국제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와 중국제조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 이 두 블록으로 나누어지면서 하이테크 제조업 중심으로 디커플링(decoupling)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제 백신을 성공적으로 접종한 나라끼리 인적, 물적 교류가 보다 활발히 전개된다. 특히 미국 경제가 호황을 예고하면서. 반면 중국과의 교류는 크게 줄어든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오는 2022년 겨울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시점이면 서방세계는 백신의 성공적 접종과 함께 본격 회복세를 맞을 것이란 게 아시아타임스의 예상이다. 반면 서방경제의 호황은 중국 경제에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와 중산층이 동요하는 등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게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일까’- 언 뜻 스치는 생각이다. 한국은 백신전쟁에서 완패했다는 소식과 함께.

허망한 k방역 성공담에 취해 문재인 정권은 백신구입의 적기를 모두 헛되이 보냈다. 상황이 급하니까 중구난방 식으로 백신도입계획을 발표했다. 결과는 모두 공수표다. 세계 10위권 경제를 자랑하던 한국은 백신접종률에서 아프리카국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처지로 전락한 것.

어떤 후과를 불러올까. 자조와 조롱을 넘어 분노의 대폭발상황을 유발하지 않을까. 계속되는 거리두기로 피곤만 쌓이고 경제는 계속 나빠진다. 그 상황에서 백신 접종선진국들은 코로나에서 벗어나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백신대란은 이제 막 시작된 한국의 대선정국을 뒤흔드는 폭발적 이슈로 떠오를 것 같은 강한 예감이다. 4차 유행이 본격화 되면서 확진 자 수가 계속 늘면 더 더욱이.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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