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반 아시안 혐오범죄는 그간 동양계 차별에 대한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미국은 건국의 과정에서, 토착민, 인디언이라고 불린 내이티브아메리칸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살인을 당연시하였고, 플랜테이션 농업활동에 사용된 흑인들은 아예 인간으로 대접을 받지도 못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주장했던 평등과 인권은 백인남성들 중심으로 작용할 뿐, 인디언과 흑인, 심지어는 백인 여성들까지도 그 범위에는 속하지 아니하였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자리잡은 그들은 하나님께 기도를 하기도 한다.
흑인과 인디언도 사람인지.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성가를 작사한 존 뉴톤은 노예 장사를 하다가 영적 경험을 하여 개심하였지만, 개심한 이후에도 신학을 공부하기 전 까지 7,8년을 계속 노예 장사에 관련하기도 했다.
남북전쟁후 흑인투표권이 거론되었지만, 유명무실하였고, 1965년에야 흑인투표권법이 법제화되었지만, 남부에서는 여전히 백인우월권자들의 횡포가 계속 되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말콤 엑스 등 숱한 흑인들의 희생이 역사 속으로 묻혀가며, 현재에도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동양인들은 흑인들에 비하여 그나마 좋은 조건에서 미국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흑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생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비드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하며, 인종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하는 그러한 행위는 차단 되었어야 한다. 다민종국가로 미국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백인우월주의는 이제 미국의 근간이 아니며, 다민족 근간의 공화국으로 헌법은 다시 해석되어야 하며, 다민종 국가로 형성된 미국을 바라볼 수 있는 도덕과 양심, 그리고 비젼이 필요한 것이다.
어쩌면 한인들의 무의식 속에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을 본다. 양놈, 뙈놈, 왜놈 등, 무릇 모든 인종이나 국가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우리의 선조들께서 언급하신 홍익인간의 사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먼저 나의 생활 태도를 돌아보자.
비즈니스를 할 때에,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이웃들과 나누었는가, 억압받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손을 잡아 주었는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가
개인의 생활 뿐 아니라 단체적으로 타민족과의 유대를 형성하고 우리의 문제를 밖으로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한인회가 타민족 단체들, 특히 흑인인권단체와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하여 성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KCS커뮤니티센터가 코비드센터로 지정되어 한인들 뿐 아니라 이웃주민들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것도 타민족과의 유대에 바람직한 일이다. 유권자 등록을 확대하고, 정치인 배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단체들 뿐 아니라 개인의 이름으로도 문제에 대한 성토를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문을 열려면 문을 두드려야 하듯이, 우리의 문제를 알릴 때에 그나마 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10일과 11일에 걸쳐 KACF가 주관하여 아틀랜타에서 아시안혐오범죄가 발생한 3월 16일을 상징하여 3.16마일 달리기/걷기 대회를 개최하는데, 개인들이 이 행사에 등록하고, 자기가 편한 장소에서 3.16마일을 걷거나 뛰며, 각자의 영상을 올리면, 모여진 영상은 큰 목소리로 합하여 아시안 혐오범죄를 응징하는 행사가 되리라고 본다.
함께 달리지 못하면, 모금으로도 동참하여 혐오범죄 대책을 마련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좋은 시작도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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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KCS 전 회장·한미헤리티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