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거나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 장려되지 않은 문화권에서 자라고, 능통하지 않은 언어와 익숙치 않은 문화의 장벽을 “남의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것만도 고마운데 불편해도 당연히 참아야지”라는 수동적인 이민자들의 사고와 태도는 내적으로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하고, 외부적으로는 불공평한 처사들을 저항없이 받아들이게 하였다.
이런 모습을 보고 백인들은 “모범적 소수민족 신화 (Model Minority Myth)”를 지어내어 불평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아시아인들을 추켜세우는 듯한 차별태도를 부축였고, 흑인들을 아시아인과 비교하여 폄하하며 그들 사이에 반감과 반목을 조성하는 도구로 쓰고있다.
제도적 인종차별에 동화되어버린 우리들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던져주는 일시적 빛좋은 개살구 같은 “명예 백인 특권 의식(Honorary White Privilege)” 으로 백인 앞에서는 작아지며 흑인들은 무시하는 인종차별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인 증오범죄를 막기위해 다른 아시아인들과 함께 싸워야할 우리의 몫도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싫어하는 민족성으로 머뭇거리며, 총격 피해자인 애틀랜타 스파 노동자들의 직업에 대해 운운하고 있는 이들도있다.
코비드 19을 굳이 중국/우한폐렴이라 부르며 아시아인을 폄하한 전직 대통령의 영향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아시아인을 향한 폭력이 150%로 급증하여 한인밀집 지역인 LA와 NY 지역 한인들에게는 더욱 두려운 현실이 되었다.
이제, 단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인권을 무시하며 폭력행사를 하려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증오주의자들을 대처할 방법조차 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지난 150년 간의 아시아인 차별 역사를 간파하지 못하고 준비없이 당한 황당한 상황이다.
각자의 안전이 불안하고 다급한 지금, 서로의 목소리를 모아 한인 공동체로서 제도적 차별에 적극 대항을 하여 우리와 차세대를 보호할 방법을 물색해야 할 공동숙제가 발등에 떨어졌다.
분노와 좌절, 슬픔과 아픔이 뒤죽박죽된 정신적 충격과 혼돈을 집단적으로 모여 자신의 삶에 직결된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눌때 치유는 시작된다.
자신의 몫인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생략하지 말아야 변화는 이루어질 수 있고, 미국내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인종차별의 역사를 제대로 배워 비록 팽배한 사회 분위기일지라도 다른 종교나 사회집단의 행동과 판단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연대하여 인종차별 퇴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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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실/인종정의헌장위원·연합감리교회 한인목회 강화협의회 인종정의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