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새들의 잔치
2021-03-30 (화)
김화옥/뉴저지 레오니아
날이 새고 샛별이 떠오르니 문 열어 공원으로 간다. 세상이 하얗다. 청량한 하늘빛 공기가 훅 하고 들어온다.
십여년을 같은 길 똑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 쌓인 눈 표피에 환한 햇빛으로 나뭇가지의 긴 그림자가 수묵화를 그렸네.
예쁘다. 산책길 치워놓은 길 강아지들도 주인과 함께 걷는 모양이 귀엽다.
꼬오옥 안아주고 싶어라, 새들이 후두둑 날아간다. 어쩌나 아침밥을 어디서 찾을까. 염려하며 안스러운 맘으로 쳐다보기만 했었다.
오늘 아침 걷는 길에 쌀들이 모여 있네. 웬 쌀이 그러나 금방이다. 새들을 위한 각별한 따스한 손이었구나. 감사의 탄성이 울렸다. 내일에는 나의 손안에도 곡식이 쥐어지겠지.
새들이 잔치를 열었단다. 맑은 가락의 소식이 언제쯤 들리려나.
<김화옥/뉴저지 레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