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하고 이순신에 대해서는 다들 긍정을 하는데, 세 번째 인물에 대해서는 아직 일치를 못 보고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다들 한문으로 글을 썼고 과거시험도 한문으로 치루었다. 중국 책을 읽으면서 중국의 사상을 배웠다. 그 당시 양반들의 몸뚱이는 한국인이었지만, 대가리는 중국인 대가리였다. 중국사람의 얼을 가지고 살았었다.
중국 대가리를 한국 대가리로 바꾸어주기 위해서, 세종대왕은 양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글(1446)을 만들어냈다. 양반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생각을 하고 한글로 글을 쓰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한글이 만들어져 나왔는데도 양반들은 한글을 거부했었다.
조선말기에 동학란(1892)이 일어났다. 왕실은 무능했었다. 일본군인들을 서울로 데려와서 동학란을 진압시켰다. 그런데 일본은 1910년에는 아예 조선을 완전히 먹어버렸다.
이때부터 한국인들은 한국인의 영혼을 되찾기 시작했다. 한글로 글을 썼고, 한글로 신문을 만들어냈다. 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 많은 한국인은 성경을 통해서 한글을 배웠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이, 한글이 바로 한국인들의 머리에 한국인의 혼을, 한국인의 정신을,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을 갖게 해주었다. 지금 한국인이 갖고 있는 대가리는 한국의 두뇌이다.
임진왜란(1592) 때, 이순신이, 싸울 때마다, 일본 해병을 아주 손쉽게 격퇴시켜버렸다. 옆에서 가만히 보니까, 일본해병을 격퇴시키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보다 더 쉬워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일본을 쉽게 격퇴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그래서 정부는 이순신을 잡아서 영창(1597)에 집어넣었다. 누구든지 일본 해병하고 싸우면 그냥 이길 줄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원균이 조선함대를 데리고 칠전량에서 일본군하고 싸웠다. 완전히 패배하고 말았다.
그때서야, 아무 누구나 다 일본 해병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영창에서 이순신을 빼내서 일본하고 싸우게 했었다. 만약 이순신이 없었다면, 그 당시 한국땅은 완전히 일본땅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박정희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한국(1960)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놓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내가 칭찬을 했더니, “박정희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놓았을 것입니다”하고 말들을 한다.
이순신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일본해군을 간단하게 물리쳤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오직 이순신만이 일본해군을 물리쳤던 것처럼, 오직 박정희만이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놓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박정희가 장기집권에 독재를 했었기에 국민들은 그를 미워했고 심지어 증오까지 했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에 경제부흥을 일으키는 데는 아마 독재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의 독재자들을 보라. 독재자들은 다들 자기 나라의 경제를 망쳐놓았다. 그런데 오직 박정희만 한국경제를 발전시켜놓았다.
세종대왕은 한국인에게 한국인의 얼을 심어주었다. 이순신은 한국을 지켜냈다. 박정희는 한국을 존경과 부러움을 받는 나라로 만들어놓았다. 이 세 명이 한국의 특출하게 훌륭한 3명의 한국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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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