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용가 이도희씨, 치유 기원하는 ‘씻김굿’ 공연

2021-03-19 (금) 12:00:00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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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9일·20일, 스트리밍으로 민속신앙의 무당춤 등 선보여

무용가 이도희씨, 치유 기원하는 ‘씻김굿’ 공연
무용가 이도희씨, 치유 기원하는 ‘씻김굿’ 공연

푸리 무용가 이도희씨가 코로나19로부터의 치유를 기원하는 ‘씻김굿’ 공연을 선보인다. ‘Winter to Spring, Death to Rebirth’란 제목으로 3월 19일(저녁 8시반), 20일(오후 5시) 스트리밍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 이도희씨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여신으로 변신, 민속신앙에 뿌리를 둔 무당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디오 아트의 환상적인 무대, 파노라믹한 전자음악, 노래와 춤 등이 결합한 이번 공연은 ‘The Sharon Disney Lund 댄스 시리즈’의 일환으로, Hewlett 50 Music, MAP 펀드, Yerba Buena 센터 등이 후원한다.

씻김굿은 망자를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해서 행하는 굿으로, 특히 전라도 지역의 무속에서는 한 많은 영혼이 저승에 들지 못하고 이승과 저승 사이를 헤매고 다니면서 산 사람에게 해가 미친다고 생각, 씻김굿을 통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는 민속신앙을 말한다.

씻김굿은 삶과 죽음의 분리를 통하여 망자는 죽음의 세계로 보내고 살아있는 자는 더욱 충실히 삶을 구가할 수 있도록 기원한다. 무형 문화재로서 진도 씻김굿 등이 있으며 칠성굿은 장수를 빌기 위하여 행하는 무속 의례로서 하늘의 북두칠성을 칠성신의 신체로 믿는 민간 신앙의 요소가 강한 굿이다. 씻김굿이라는 말은 씻긴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며, 전라도 해안 등지에서 발견된 뼈를 씻는 행사와 유사하다. 일종의 2중 장례로서 시체를 몇 년 동안 초막에 둔 후 뼈만 추려 다시 묻는 것인데, 매장하기 전에 뼈를 맞추어 씻기면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갔다고 믿는 행사에서 유래하고 있다.


2000년부터 베이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오고 있는 이도희씨는 전통과 현대 무용을 크로스오버하는 무용가 및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을 그린 ‘피지 않은 꽃’의 안무와 춤 등으로 베이지역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2014년에 창립한 Dohee Lee Puri Arts에서는 무용 교습, 퍼포먼스, 지역사회를 위한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푸리(Puri)는 맺힌 것을 풀어 조화롭게 한다는 뜻의 고유어로서, 전통의 넋을 근거로 한 예술행위 등으로 한을 푸는 것을 말한다.

오클랜드 아시안 문화센터의 디렉터로도 활약해 온 바 있는 이도희씨는 한국에서 전통무용을 익힌 뒤 도미, Tamalpa Institute 등에서 공부했으며 베이지역에서 열린 다수의 민속 무용축제 등에 참가해 오면서 2004년 푸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아시안들의 디아스포라와 한의 맺힘, 그 조화로운 푸리를 위해 매진해 오고 있다.

▶이메일: vartya@gmail.com ▶씻김굿 스트리밍 주소: www.redcat.org/event/dohee-lee-muconnector-chilseong-saenamgut ▶일시: 3월 19일(저녁 8시반), 20일(오후 5시)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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