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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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희망 속 4차 유행 우려도

2021-03-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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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A한인타운에 나가보면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화창한 날 거리는 물론이고 마켓과 식당들에도 시니어 고객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두문불출했던 노인들이 백신 접종을 마치면서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쇼핑도 하고 친지들도 만나는 모습이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3일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는 1,200여만회 분의 코비드-19 백신이 공급되었고,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성인인구의 21.7%에 해당하는 660여만명,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약 300만명(9.8%)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65세 이상 노약자와 의료종사자들이고, LA카운티의 접종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상당수의 한인 노인들이 코비드-19 백신주사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부터는 접종 대상이 확대되었고, 백신 공급을 늘리려는 연방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백신접종은 빠른 시간 내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예약대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존슨앤존슨의 3개 회사가 전력을 다해 생산하고 있는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머크 제약사까지 백신생산 대열에 합류하도록 했으니 공급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가주 정부도 접종예약을 통합하는 네트웍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예약을 둘러싼 혼란과 어려움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백신의 희망 속에서도 현재 접종 속도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더 빨라서 4차 유행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코비드-19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같은 날 CDC도 미 전국적으로 지난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와 사망자가 모두 2%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영국발 변이바이러스와 캘리포니아 변이바이러스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영업제한 완화조치가 허용되고 있어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할 때 해이해지면 그간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노력 없이 백신에만 의존한다면 공동체를 다시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니다. 터널에서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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