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rix’ ‘Star Wars’를 식구들과 연말 연휴에 감상했다. 특히 메트릭스는 AI 로 통제된 사회와 그것을 이겨 내려는 의지적 선택을 한 주인공 네오의 견디어 내기 힘든 여정을 통해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선택해가는 영화다.
여느 해 같았으면 어디든지 여행을 갔을 시기였으나 코로나19 으로 인해 집콕을 하게 되면서 텔레비전이 없는 우리는 프로젝터를 구입했다. 그리고 보고 싶은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각종 미국 선거와 의회 인준의 과정을 지켜보느라 새해 첫 주가 정말 힘겹게 지나갔다.
드디어 1월 6일 바이든 정부를 의회가 손을 들어 주며 새 시대가 열릴 기미이다. 트럼프는 폭도로 몰리고 낸시 펠로시와 미셸 오바마 등은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의 탄핵을 주장한다.
어렸을 적엔 적이 분명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적은 공산주의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적이 누구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여러 방송을 비교하며 듣는 습관이 생겼다. 나 자신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 피싱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그리고 새해 첫 주말을 맞은 아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치즈 케익과 커피 한잔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첼로 음악을 들으며 신문을 읽는 오늘 바로 이 시간이다.
작년에 내 새해 계획은 자전거 배우기, 그리고 영어 공부하기였다. 겁이 많은 내가 어렸을 때 이후 지금까지 탈 기회가 없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운동에 좋을 것같아 세운 계획이었다.
마침 작년 2월 코로나 19로 인해 일하는 직장이 폐쇄되면서 나는 자전거를 사고 살살 연습을 했다. 1년이 거의 지난 지금 난 자전거를 아주 잘 타게 되었고 아주 먼 곳까지 달리며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을 누린다.
맨하탄 구석구석을 자전거 한 대로 어디든지 가서 세워놓고 마음껏 걷다가 오는 즐거움은 어디에고 비길 데가 없다. 그리고 영어 공부도 나름 도전했다. 그럼 올해의 계획은 무엇인가? 없다! 그러나 마음에 소망이 하나 생겼다.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미국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주류 신문이나 언론은 미국이 바이든으로 인해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 한다. 덩달아 주식도 올랐다.
올해는 트럼프가 만들어 놓은 백신 덕분에 코비드 팬데믹도 종식될 것이며 희망찬 새 정부가 들어서고 모든 것이 잘 될거라는 희망적인 메세지 일색이다. 드디어 화합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이것이 정말 사실일까, 화합의 시대가 펼쳐지는 걸까? 혹시 진짜라고 위장된 가짜의 덫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드는 삶이 되는 것은 아닐까, 매트릭스의 엔더슨이 살고 있는 세계가 진짜인지 아니면 네오로 변하여 살고 있는 세계가 진짜인지…어떤 것이 진실이든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의 삶은 우리가 선택한 것에 의해 구속받을 뿐만 아니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통제될 수밖에 없는 사회에 이미 와 버린 것이 아닐까.
자기의 아들 헌터를 믿는다는 바이든은 정말 정직한 마음씨 좋은 아저씨일까? 갑자기 달달했던 치즈케잌이, 은은한 커피의 향이 부담스러워 오며 거실을 잔잔하게 채워주던 첼로 소리가 나를 향해 속삭이기 시작한다. “바보, 너 속았어, 또 보이스피싱 당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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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애/알 재단 이사장 스카이라이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