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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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 “아이 윌 서바이브”

2021-01-08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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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윌 서바이브 (I Will Sur vive, 난 살아 남을거야 )” 노래 제목만 들으면 딱 요즘 우리 심정이다, 작년 한 해 우리를 들었다 놓았다 했고 지금도 우리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부터 살아남기, 이것이 새해 우리의 과제다.

올 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새해 카운트 다운 행사는 관중 없이 열렸고 경찰 철책과 대형트럭들이 설치된 통제선 바깥의 시민들은 글로리아 게이너(Gloria Gaynor)의 노래 ‘아이 윌 서바이브’가 울려 퍼지자 노래를 따라 부르며 코로나 19를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디스코의 전설 글로리아 게이너는 1949년 뉴저지주 뉴왁 출생으로 1978년 디스코 열풍 시대에 이 노래를 발표했는데 코로나 시대 응원송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그녀는 작년 3월 직접 비누로 손을 씻으며 ‘ 아이 윌 서바이브’를 부르는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 Think I’d crumble? Think I’d lay down and die? Oh no, not! I’ll survive... (내가 힘없이 무너질 줄 알았나요? 내가 포기하고 죽을 거라고 생각했나요? 전혀 그렇지 않아, 나는 살아날 거야. 사랑하는 법을 아는 한 난 살아남을 거에요...난 살아남을 거에요. 난 살아날 거야, “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고 꿋꿋하게 일어나는 가사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넘어지거나 좌절하지 말고 이 시련을 당당하고 신나게 극복하라는 힘을 불러 넣어주는 노래가 되었다.

‘아이 윌 서바이브’를 듣다보니 전설적인 포크뮤지션 조안 바에즈(Joan Baez)가 부른 ‘위 셸 오버컴(We Shall Overcome, 우리 승리하리라)이 생각난다. 1963년 워싱턴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거리 행진을 할 당시 존 바에즈는 링컨 기념관의 대규모 참가자들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원래 가스펠 송인데 피트 시거(Pete Seeger)가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인종차별 반대, 시민권 운동의 상징이자 민중가요로 자리 잡았다. 1970~80년대 한국의 운동권 학생들 시위현장에서 ‘아침이슬’ . ‘임을 위한 행진곡’ 등과 함께 불려 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조례시간에 오락부장의 지도로 매일 노래 한 곡을 부르던 때가 있었다. 당시 김재영 담임선생은 반장보다 오락부장에게 큰 비중을 두어 매일 아침 노래 한곡을 부르고 난 후 산뜻한 기분으로 하루의 수업을 시작하게 했다.

이때 배운 노래가 ‘위 셸 오버컴’이다. 그때는 의미도 잘 모른 채 많이도 불렀었다. “We shall overcome, We shall overcome, We shall overcome someday.....”
미국의 코로나 현황은 심각하다. 하루 사망자가 보통 2,800여명, 조나단 라이어 조지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얼마 후면 하루 사망자가 3,000명에 이를 것이다. 매일 9.11테러가 일어나는 셈이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6일 오후, 트럼프 지지시위대가 연방의사당을 점거한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마스크도 안쓰고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기를 든 일부 시위대의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미 의회는 7일 새벽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지만 유린당한 민주주의의 위상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과거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오뚜기 인형이 있다. 아래쪽이 둥글고 무겁게 만들어져 아무리 넘어져도 금방 다시 일어났다. 우리가 잘 아는 ‘ 칠전팔기(七顚八起)’, 일곱 번 넘어질 지라도 다시 일어나는 정신이다. 미국에 지금, 이 오뚜기 정신이 필요하다. 미국은 역사상 수많은 위기가 닥쳐도 그때마다 회복되고 재건되어왔다.

미국의 재부흥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인종차별의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속 깊이 미국은 이겨낼 것이라고 믿자.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우리는 살 것이고, 승리할 것이다. 뉴욕은, 미국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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