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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모르는 한인업소들] 애나 커스텀 테일러 “장인정신으로 꼼꼼하게, 친절하게”

2021-01-03 (일)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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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콧시티 옷수선집…숙련된 기술과 성실로 불황기에 단골 확보

[불황을 모르는 한인업소들] 애나 커스텀 테일러 “장인정신으로 꼼꼼하게, 친절하게”

수선집 카운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유봉신 사장.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엘리콧시티에 위치한 애나 커스텀 테일러(사장 유봉신) 수선집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불황 속에서도 재봉틀 돌아가는 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0여 년간 엘리콧시티 베다니40 샤핑센터에서 한결같이 한 자리를 지킨 유 사장의 능숙한 솜씨와 성실함 덕분에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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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릴 때부터 재봉기술을 익힌 유봉신 사장은 미국으로 이주한 후 의류 수선업에 30여년 종사한 수선장인이다. 유 사장은 바지 기장부터 정장, 코트, 드레스까지 고치지 못하는 옷이 없다.
유봉신 사장은 “한참 바빠야 할 연말연시에 코로나 여파로 한가하지만,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감사하다”며 “큰돈은 못 벌어도 예기치 못한 모두가 어려운 상황 가운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며 환하게 웃었다.


애나 수선집은 지난 3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주정부의 영업금지 조치로 2-3달 간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제재 완화로 영업을 재개하긴 했지만, 매출이 이전에 비해 70%까지 줄었다.
유 사장은 “매출이 뚝 떨어져 나가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며 “예전에 함께 일하던 2명의 직원 없이 혼자 수선 일을 하고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봉틀을 돌리고 있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보통 철이 바뀌는 봄이나 가을철이 가장 바쁜 대목”이라며 “지난 가을에는 연기됐던 결혼식 등이 치러지면서 파티드레스 수선이 늘어 좀 호전되는 듯했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경기가 꺾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 사장은 “예전에는 헌 옷을 많이 고쳐 입었지만, 요즘엔 새 옷을 사면 꼭 거쳐야 하는 곳이 수선집”이라며 “연말 세일로 온라인을 통한 의류 구매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나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장기화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수선집의 영업전략은 손님을 만족시키는 그의 솜씨도 솜씨지만, 또 다른 비결은 붙임성과 친절이다.
유 사장은 “기술은 기술이고, 수선업은 서비스업으로 고객 응대를 잘해야 한다”며 “옷을 맡겨 둔 손님의 편의와 소통을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고객의 불만이 많지는 않지만 있을 경우 신뢰를 위해 다시 수선해 준다”며 “이 같은 노력 때문인지 한 명의 고객이 두 명의 고객을 데려 오고, 점점 입소문이 퍼져 단골손님이 늘게 된다”고 전했다.

애나 수선집은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위생 및 방역 수칙도 철저히 하고 있다.

문의 (410)418-4171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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