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십자군 전쟁때 이슬람의 살라딘은 예루살렘을 정복했다. 그 때 영국의 찰스 왕이 3차 십자군 전쟁때 군사들을 모집해 유럽을 떠나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그리고 1만5,000명의 병사가 예루살렘을 포위했다.
이때 찰스 왕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예루살렘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찰스 왕은 “설혹 이 성을 점령한다 해도 유지를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바로 그 성에서 퇴각한 후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때 찰스왕은 살라딘에게 ”내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편지를 보냈다.
이를 접한 살라딘은 “만약 예루살렘을 누가 칠려고 한다면 나는 차라리 이 성을 찰스 왕에게 주겠다.”고 답했다. 살라딘은 찰스 왕의 과욕 없는 결단에 감동한 나머지 이런 답을 한 것이다. 이 역사적 사실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과욕’이라는 단어이다.
시간은 참 빠르다 코로나로 정신없이 지낸 기간이 어언 1년, 가히 코로나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닌 2020년을 어둡게 보내고 또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게 됐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해를 맞게 되면 모두가 이 한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건강하자’ ‘돈을 많이 벌자’ 등등. 그러나 사실 새해라고 해도 특별히 다른 것이 없다. 우리가 지나온 2020년의 또 다른 날의 연장일 뿐이다.
모난 돌에 정 맞는다, 전쟁터에서 서두르면 먼저 죽는다고 했다. 새해는 서두르지 말고 모나지 말고 지내면 무난할 것 같다.
우리는 지난 한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중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과욕은 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만약 찰스 왕이 예루살렘을 욕심으로 점령하였더라면 그 뒤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자신은 물론, 군사 1만5,000명마저 다 잃었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한 찰스 왕과 같은 지혜가 우리에게도 필요할 것 같다.
이 과욕이란 단어가 어찌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정치 하는 지도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생선은 사흘이 되면 썩고 손님은 사흘이 되면 냄새가 난다고 했듯, 썩지 않는 정치, 냄새 안 나는 정치가 되자면 지도자들이 위기를 어떻게 잘 넘겨야 되는가가 초점이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진리를 알고나 있는지... 나라를 반석에다 올려놓으려면 훗날 오점을 남기는 정치를 하지 말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은 대선이 끝났어도 누가 대통령인지 두 달이 되도록 암울한 상태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두 정상이 모두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결정지을 D데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마지막 관문이 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헌법상 대통령 선출을 위한 마지막 절차는 1월 6일 상, 하원 합동회의다. 대선을 통해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 투표결과가 워싱턴 DC로 보내져 상, 하원 회의에서 최종 승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공식 인준 할 때 일부 공화당 참석의원들의 이의 제기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날 결론이 안 나올 상황도 예상된다고 한다.
1월 6일은 무엇이든 모든 옵션이 열려 있어 대통령 드라마는 계속 이어질 분위기가 역력하다. 트럼프와 바이든, 누가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 제발 능력 없는 지도자는 어서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란다. 새해는 개인이나 정치 지도자든 모두 과욕 없는 한해가 되어 밝고 희망찬 한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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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