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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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연말

2020-12-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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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심란한 세밑이다. 코로나 대유행이 최고조에 달하고, 연말까지 ‘스테이 앳 홈’ 발령이 내린 상태라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한없이 무겁다. 연방 경기부양안은 타결될 기미를 안 보이고, 침체된 경기는 회복이 요원해 보인다. 백신이 나왔다지만 팬데믹 종식을 쉽게 낙관할 수만도 없는 상태, 들뜨고 흥겨워야할 연말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고, 오랫동안 많은 것으로부터 단절된 생활을 해온 탓에 우리 모두는 힘들고 지쳐있다.

그러나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 실직으로 렌트비와 당장의 끼니가 걱정인 사람들, 빈곤층 독거노인들, 추운 날씨 속에 겨울을 나야하는 노숙자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불법체류자들… 수많은 불우이웃이 경제적 타격의 여파에 허우적거리며 가느다란 생존의 끈에 매달려있다.

연말 할러데이 시즌은 불우이웃을 돌아보며 온정을 나누고, 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하며 이웃과 나누는 계절이다. 올해는 많은 활동이 위축되었지만 나눔과 베풂도 위축되어서는 안 되겠다. 오히려 더 많이, 더 기꺼이, 이웃돕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연말 파티와 송년 모임이 모두 취소되었으니 차려입고 나설 일도 없고, 사람들을 만나 선물을 주고받을 일도 크게 줄었다. 선물 쇼핑에 나서는 대신 기부천사가 되어보는 일, 암울한 팬데믹 시기를 기쁘고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진정한 성탄선물이 될 수 있다.

대상은 팬데믹 때문에 내보낸 직원들일수도 있고, 봉쇄령에 다시 문 닫은 단골식당 업주일수도 있다. 모범적인 구호활동을 펼쳐온 한인회나 구세군 자선냄비 등 비영리 봉사단체에 지원금을 보낼 수도 있다. 모든 공연이 취소돼 재정난에 봉착한 문화예술기관에 기부금을 전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어디든 마음 가는 곳에 선물을 전달하는 따뜻한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선물과 성금은 크기와 액수를 떠나 크나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소외되거나 잊히지 않았다는 느낌을 안겨주고, 잃었던 삶의 희망을 되찾아주는 생명의 손길이 되기도 한다. 또 나눔이란 받는 이들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큰 기쁨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바로 자신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 되기도 한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한인 커뮤니티에는 훈훈한 온기가 넘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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