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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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장도 맞들어야

2020-12-08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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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보다 이중창이 듣기 좋다. 화음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속담은 “종이장도 맞들어야 가볍다”고 말한다. 한 장의 종이를 맞들 것 까지야 있겠느냐 만은 힘을 모으는 것이 슬기롭다는 교훈이 담겼다.

좋은 대화는 잘 듣는 쪽이 있어야 한다. 말 많은 사람은 대화를 석권하려고 하는데 그건 아주 서툰 대화술이다. 잘 들어 주어야 대화에 성공한다. 협력하는 마음을 보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좋은 친구를 원하는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손을 내밀어라. 일제(日帝) 때 숨어서 독립운동을 하는 애국지사들은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을 만들어 서로 격려하였다.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가을의 가곡이다. 가을에 기러기들이 남쪽으로 떼를 지어 나는 모습을 한국에서는 많이 보았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다. 조류학자들은 기러기가 날 때 V자 형을 만드는 것은 공기층을 형성하여 뒤따르는 동료들이 덜 힘들게 하려는 천재적인 대형이라고 한다.


그런데 선두주자가 바람을 더 맞아 힘이 들기 때문에 기러기들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꾸어가며 난다. 그러다가 만일 약한 기러기가 생기면 혼자 땅에 내려가게 하지 않고 반드시 한 마리가 약한 기러기와 함께 땅에 내려가 쉬었다가 다시 하늘로 함께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러기들이 날면서 까옥까옥 소리를 지르는 것은 힘들다는 비명이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는 응원가라는 것이다. 기막힌 우정이 아닌가! 사람이 동물에게도 배워야 한다.

전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매티스 씨(Matis)는 “우리가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부르짖었으나 그 결과는 “미국 홀로”(America Alone)이 되어버렸다.”고 한탄하였다. 내가 최고다 하고 부르짖으니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외면한다는 외교상의 실책을 지적한 것이다.

뽐내면 떨어진다. 대인관계에도 늘 주의해야 하는 교훈이다. ‘내가’가 아니라 ‘우리가’,’나 홀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로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시민의 정신이다.

독불장군(獰不將軍)은 망한다는 것이 우리 옛 선조들의 교훈이다. 함께 이루어야 하고 함께 성공하여야 한다. 함께 정신(Together Spirit)을 철저히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이 21세기의 정신문화이다. ‘나 홀로 영웅시대’는 갔다.

천국의 숟가락은 길다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내 숟가락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서로 먹여 주어야 하니까 긴 숟가락을 사용한다는 유머이다.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삶이 천국이다.

자랑이 없는 곳이 천국이요 자랑이 많은 곳이 지옥이라는 말도 있다. 동무는 일을 함께 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동지는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모두 좋은 말이다. 서로 서로 동무가 뒤고 동지가 되어 즐겁게 살아가는 곳이 천국이다. 동무와 동지를 발견한 사람이 소위 행복한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이다.

신약성경 고린도 전서 13장에 사랑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만을 구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 것이 완벽한 친구 완전한 협력일 것이다.

협조는 친구를 만든다. 협조는 하나가 되는 정신을 창출한다. 협조를 거절하는 사람은 독립정신이 강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는 손을 잡는 것이다. 세계 평화는 나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나 부터 시작된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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