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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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할러데이’범죄 비상

2020-12-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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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올해 12월은 여느 해 연말과는 완전히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한 탓에 각종 할러데이 파티와 성탄 모임은 취소됐고, 부산하던 선물 쇼핑은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사람들은 가능한 한 집에 머물고 가족 외에는 만남을 갖지 말라는 보건당국의 방역지침을 따라야한다.

이렇게 ‘조용한’ 할러데이라면 연말마다 기승을 부리는 각종 범죄가 줄어들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요즘 연이어 발표되는 뉴스와 통계를 보면 오히려 예년보다 더 심하고, 더 강력하고, 더 다양한 사기와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대도시에서 총기폭력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차량총격, 드라이브바이 슈팅 등의 무차별 총격뿐만 아니라 성폭행, 가중 폭행을 포함한 강력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A 지역에서는 한인타운 인근과 다운타운에서 11월 중 살인과 총격 등 강력사건이 전년대비 30~42%나 증가했으며, 추수감사절 연휴에도 시 전역에서 잇단 총격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증오범죄다.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증오범죄 가운데 인종 증오범죄가 57.6%를 차지하는데, 팬데믹 이후에는 아시안 대상의 차별 및 증오범죄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어서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연말 대목을 노린 각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산타 편지’, ‘선물 교환’ 등을 위장한 신분도용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으며, 유틸리티 회사 직원을 사칭한 카드정보 도용도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유형의 사기는 고령자와 영세 업주, 영어가 서툰 사람들이 주요 대상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할러데이 시즌이면 극심해지는 소포 도둑, ATM 현금 인출자를 상대로 한 강도 및 신분도용, 아파트와 콘도 주차장에서 일어나는 절도 및 차량파손, 마켓이나 쇼핑센터에서 뒤따라와 벌이는 강도 행각 등을 조심해야 한다.

범죄피해 예방의 제1 수칙은 범죄의 기회를 아예 없애는 것이다.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만이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범죄 피해를 당했으면 반드시 신고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를 막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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