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주에 처음 진출한 인 & 아웃 버거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다. 들으신 분도 있겠지만 종일 기다린 끝에 다음날 새벽 2시에 햄버거 하나를 받아든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내년까지 점포 9개를 콜로라도에 열 계획이라는 인 & 아웃은 지난 주 금요일 덴버 인근 오로라와 콜로라도 스프링스 등 2곳에 첫 점포를 개장했다. 소식을 듣고 인파가 몰리면서 대기하는 줄이 1.5~2마일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하는 매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2~14시간 정도를 기다린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오로라 경찰은 트위터 공지를 통해 당시 교통상황을 “더블 더블 애니멀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메뉴 이름을 빗대 ‘곱배기 교통체증’에다 ‘동물적 상황’임을 전한 것이다. 줄 때문에 손님들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동영상도 올라 왔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10분, 15분 정도만 기다리면 되는 인 & 아웃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임을 느끼게 된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헌법적 권리’를 운위하면서 패배 인정을 미루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바이든 당선인측에 인계 절차를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전히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수선 하던 대선 정국도 이제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 같다.
크게 보면 처음부터 이 일은 시간이 지체될 뿐, 결정적으로 뭐가 그르쳐 질 일은 아니었다. 언론의 괜한 호들갑이 없는 혼란을 부채질 했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 선거를 두고 잇달아 내려진 법원의 판단들은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미국인, 미국사회의 양식은 신뢰해도 괜찮은 것이었다.
내년 바이든 정부가 들어 서면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이민자 커뮤니티로서는 감사할 일이 적지 않다. 우선 서류미비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 수혜자들은 이제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다.
한인 다카 수혜자만 6, 540명에 이른다. 미국밖에 모르는 드리머들을 내쫓는다는 것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 째 뒤흔드는 일이다. 취임 첫날 다카 항구화를 공약한 바이든의 승리는 이들을 위해서도 감사한 일이다.
처한 입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주 한인은 이민자이고, 한인사회는 소수계 이민자 커뮤니티이다. 이민자 권익에 관한 문제는 가능한 커뮤니티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길게 보면 그게 이민자인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
트럼프 치세 동안 가족이민은 제한되고, 유학생들의 전문직 취업이민 등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반이민 정책은 전환되거나, 최소한 완화될 것이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1,100만명에 이르는 서류미비자들이 시민권자가 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일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의회도 있고,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야 할 일이긴 하나 이민 정책의 근간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논란의 대상이었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불법 월경자의 부모-자녀 분리 정책, 일부 이슬람권 국가의 여행 제한 조처 등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덧붙여 오바마 케어의 무작정 철폐로 저소득 무보험자들이 난관에 빠뜨리는 정책도 궤를 달리하게 될 것이다.
바이든 시대와 함께 미국은 예전의 ‘익숙한 미국’으로 돌아 간다. 어떻게 보면 4년 전의 미국으로 되돌아 가게 된다. 새로운 비전의 제시가 없으면 또 다람쥐 쳇바퀴가 될 공산도 있다. 하지만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다행이고, 상대적으로 더 감사한 4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