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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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흐르는 물

2020-11-25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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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시대에 선동 장관으로 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은 문장 하나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 사람들은 이미 선동당해 있다.”고 말했다.

올 대선에서 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개표과정에 이의제기 소송과 재검표 요청 등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를 확인시키려면 괴벨스 장관의 말처럼 그에게 수많은 증거와 이를 입증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많은 자료와 문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려고 하는 순간, 이미 사람들은 드러난 투표 결과대로 각인이 돼 있는 상태다. 과연 트럼프가 이를 뒤집을 수 있을까.

지금 미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심지어 사회 상황까지 너무나 어지럽고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트럼프의 재검표 요청에 따라 6개주 가운데 조지아의 개표 상황 재확인 결과 또 트럼프가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조지아는 가짜투표가 무더기로 나와 그 발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측 법률팀 변호사에 따르면 조지아에서 가짜투표 용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 확인됐으므로 이번 재검표 결과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또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선거위원장도 이번 투표에서 사기가 실제 발생했다고 평가하고 나서, 조 바이든이 선거에서 비록 이겼어도 발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바이든이 투표에서 승리하자 세계 정상들이 앞다투어 전화를 걸어왔으나 개표결과에 대한 트럼프측 반박으로 정상들의 전화가 중단됐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번 선거에 대한 확실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3년전부터 이미 침체일로에 들어간 미국의 경제는 올해 갑자기 찾아든 코로나19까지 겹쳐 그야말로 상황이 말이 아니다. 모든 경제 활동이 한순간에 멈춰서면서 수많은 기업과 소상인들의 미래를 우려와 절망으로 몰아갔다. 더불어 많은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미국의 경제는 한없이 추락했다.

그나마 정부에서 기업과 소상인들에게 PPP, 실업수당 등 여러 종류의 경제회생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나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인 분위기도 사람들의 태산같은 걱정으로 여전히 뒤숭숭한 상태이다. 다시 확산세가 보이면서 마스크 착용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하고, 영업시간 단축에다 식당의 경우 실내영업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와 이래저래 불안하기만 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미국 현대 문학의 개척자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세계 1차대전후 삶의 좌표를 잃고 상실감에 빠져있는 세대들을 위해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등의 여러 명작을 남겼다, 그중 하나가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 가득 담긴 ‘노인과 바다’이다.

이 소설은 한 늙은 어부가 어느 날 바다에 낚시를 나갔다가 운 좋게 대형 청새치 한 마리를 잡게 된다. 그러나 운반도중 상어를 만나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 뼈만 남기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그래도 노인은 좌절하지 않고 또 다시 내일을 향해 일어서는 것으로 소설은 마감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언정 결코 패배하진 않아.” 이런 마음가짐이 지금 우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두운 밤이 지나면 새 아침이 오게 되어 있다. 지금 아무리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경제가 무너지고 우리의 살림살이가 피폐해도 또 다시 회생되는 날은 올 것이다. 역사는 흐르는 물과 같다. 황폐했다가도 다시 수목이 울창해지고 강가에 버들이 춤을 추며 고기떼가 헤엄을 치는 법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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