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관리 불공정 의혹… 경선무산 후폭풍

2020-11-20 (금)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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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무투표 당선 파장 예고

▶ ‘선관위원이 출마’ 안 당선자에 의혹 제기, 선거규정에 없는 임의조항으로 적용 등 ‘편파적·부정선거’ 주장 법적대응 고려 파장

선거관리 불공정 의혹… 경선무산 후폭풍

19일 데이빗 최(오른쪽부터) 전 한인회 수석부회장이 정찬용 변호사, 조갑제 전 축제재단 회장과 함께 한인회장 당선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회견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선거관리 불공정 의혹… 경선무산 후폭풍

LA 한인회 선관위가 19일 차기 한인회장 당선자로 발표한 제임스 안(맨 왼쪽) 전 이사가 지난 10월27일 선관위 현판식에서 선관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모습. [박상혁 기자]


차기 LA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 19일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제임스 안 전 LA 한인회 이사의 단독 입후보에 따른 무투표 당선을 발표했으나 다른 3명의 출마 예정자들이 선관위의 선거관리 불공정 의혹 및 자신들에 대한 출마 방해 등을 주장하며 당선 무효화와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후보 등록일이던 지난 18일부터 선관위에 반발하며 출마 등록을 하지 않는 데이빗 최 LA 한인회 전 수석부회장과 조갑제 LA 한인축제재단 전 회장, 정찬용 변호사 등 3명은 이번 선거 과정이 불공정한 ‘부정선거’라고까지 주장하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심판이 선수로?

이들 3명의 불출마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선관위가 당선자로 발표한 제임스 안 전 이사가 이번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조직된 한인회 정관개정위원회 및 선관위에서 모두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갑자기 한인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제임스 안 전 이사는 지난 3일 선관위원 직을 사퇴하고 한인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때는 이미 선관위 출범 현판식과 선관위 회의 등에 이미 참석해 활동을 하고 있었던 때로, 마치 심판이 갑자기 선수로 돌변해 경기에 뛰어든 격이어서 의문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안 전 이사는 “당시엔 출마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이후 한인회 민원인들과 주변의 많은 추천으로 갑자기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었다.

■후보자격 관련 독소 조항?

조갑제 전 축제재단 회장과 정 변호사는 또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해 내용이 모호해 악용될 소지가 있는 규정이 있거나, 규정집에 명시돼 있지 않은 조항을 선관위가 임의로 만들어 후보들에게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조갑제 전 회장은 ‘조직에 심각한 분란의 원인 제공자 또는 법적 소송의 원인 제공자는 아니어야 한다’는 내용의 선거관리규정 4조 5항을 지적했다. 그는 “매우 모호한 내용이라 차후 자격박탈이 걱정됐지만, 선관위가 유권해석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찬용 변호사는 이사 사퇴 조항을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타 단체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은 선거 규정에 없지만, 선관위가 임의로 만들어 적용하고 이에 대해 문의하자 이사 사퇴 가능 일시가 지난 시점에 답변을 주는 등 불성실하고 비논리적인 답변을 줬다”고 주장했다.

■부정 선거운동 묵인?


데이빗 최 전 수석부회장은 제임스 안 전 이사가 LA 한인회 공식 유튜브 채널(KAFLA TV)에 임의로 출마 선언 및 지지 당부 동영상을 게재했고, 후보 등록 전에 공식적으로 ‘후보’ 명칭을 사용했으며, 애초 민원 해결 목적을 위해 민원인들을 초청해 만든 카톡방을 선거 홍보에 사용하는 등 부정 선거 운동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또 제임스 안 전 이사가 출마를 선언한 후에도 한인회에 매일 출입하며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잠재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유권자 등록 현황 등 선거 추이를 파악하기도 매우 용이했는데 이러한 점들이 선관위가 안 전 이사에 편파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묵인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명이인 제임스 안 이사장 ‘막후 조종’?

일각에선 LA 한인회의 전직 회장이자 현재 선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안 현 LA 한인회 이사장(제임스 안 전 이사와 동명이인)이 안 전 이사를 막후에서 지지해 당선이 되도록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한인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미는 후보를 도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인회 측은 “전형적인 헛소문”라고 반박했다. 한인회 관계자는 “제임스 안 이사장은 제임스 안 전 이사의 출마 사실을 사표 제출 전까지 몰랐고 한인회 내부에서도 나서기를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A 한인회 내부 인사를 밀어줄 의도였으면 최 전 수석부회장과 안 전 이사가이 둘다 출마하려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정관 및 선거 규정도 개정하지 않는 편이 더 유리할 것”고 주장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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