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땡스기빙 데이 식탁에 오를 터키는 지난해 보다 크기가 작아질 것이다. 그에 맞춰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의 식품업계는 일찌감치 이런 예상을 했다. 팬데믹 때문에 모이는 사람이 줄면 터키도 작은 것을 찾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같은 예상이 업계의 공감대를 이루면서 16파운드 이하 터키를 주문하는 식품점들이 늘었다. 한 마켓 체인은 10~16파운드 터키 물량은 지난해 보다 15% 늘리는 대신, 20~24파운드 짜리는 줄였다. 매년 추수감사절이면 4,000만 마리의 터키가 미국에서 소비된다.
터키 농장들은 ‘추수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으로 맞춤형 터키 수요에 응답했다. 보통 14~16주 된 터키를 도살했으나 올해는 13~14주 된 터키를 잡았다. 도살 일정이 2~3주 빨라진 만큼 크기가 줄었다. 사료 배합을 통해 저성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터키 가슴살 공급을 늘렸다. 먹을 사람도 많지 않은데 통 터키를 굽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정을 위해서다.
이번 땡스기빙 데이 터키가 얼마나 작아졌는지는 다음 주 목요일이 돼 봐야 알겠지만 업계의 이런 예측이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 식탁에 둘러 앉는 식구 수가 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일가 친척이 가장 많이 모이는 날을 하루만 꼽는다면 추수감사절이다. ‘추수감사절은 가족과 함께’가 미국의 전통. 크리스마스, 1월1일, 부활절 보다 더 많은 식구가 모인다. 모처럼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때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3개 주는 이런 날을 앞두고 비필수적인 여행의 자제를 촉구하는 경보를 내렸다. 주 경계를 넘어 온 사람에게는 14일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사실상 타주에 있는 식구들은 추수감사절을 쇠러 캘리포니아로 오는 일은 말아 달라는 뜻이다.
땡스기빙 데이를 일주일 앞둔 19일 연방 질병통제센터(CDC)는 더 강화된 추수감사절 지침을 내 놨다. “추수감사절을 가장 안전하게 보내는 방법은 한 집에 사는 식구끼리만 모이는 것”라던 종전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업데이트 된 CDC 입장은 “이번 땡스기빙에는 코비드-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 머물고, 여행을 말아달라”는 것이다. 그 전만 해도 꼭 모여야 한다면 참석자들이 각자의 접시와 컵 등 식기를 지참하고, 먹고 마실 때 외에는 마스크를 하고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음식을 준비중인 부엌을 들락거리지 말라는 사소한 말까지 덧붙였으나 지금은 모두 필요없는 이야기가 됐다.
이런 CDC 지침이 내려지기 전, 대학교수인 한 전염병 전문가가 전한 땡스기빙 데이 플랜은 이랬다.
“ 집안 전통은 플로리다에서 땡스기빙을 함께 보내는 것이었다. 워싱턴DC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도 모시고 온 식구가 내려가 사촌들과 함께 보냈다. 올해도 가족모임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행 대신 우리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가족모임에 참석할 사람들은 일주일 전부터는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기로 약속했다. 모임 72시간 전에 코비드-19 테스트도 받기로 했다.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이틀 전에 전염성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무증상이어도 테스트를 받기로 한 것이다.
전염 위험이 가장 높은 환경은 환기가 좋지 않은 실내에서 모일 때다. 집 밖에서 식사하려고 한다. 각자 떨어져 앉아 식사하고, 그룹 사진은 생략. 날씨 때문에 실내 모임이 불가피하다면 창문을 다 열어 놓고 큰 패밀리 룸에서 식사할 계획이다. 환풍기를 모두 틀어놓고, 먹을 때를 빼면 늘 마스크를 쓸 것이다.”
땡스기빙 데이의 가족 모임-. 판단과 선택은 각자의 몫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