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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최세윤씨 판화 작품 드 영 뮤지엄서 전시

2020-11-06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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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man Life’, 판화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희로애락 표현

▶ 홈페이지 통해 최세윤, 어수자 부부의 동판화 등 전집 개방

조각가 최세윤씨 판화 작품 드 영 뮤지엄서 전시

드 영 뮤지엄에서 전시되고 있는 최세윤 씨의 작품 ‘Human Life’(48 x 24)

조각가 최세윤(David Choi)의 판화 작품이 드 영 뮤지엄 공모에서 당선, 드 영의 헙스트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Human Life’(48 x 24) 라는 제목의 최 씨의 작품은 판화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희로애락 모습이 표현되어 있으며, 겹겹이 한지를 두드려 만든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드 영은 최 씨의 작품 외에도 약 8백여 예술가들의 작품을 ‘The de Young Open’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하고 있으며 한인 예술가로서는 최 씨 외에 정한나의 ‘2020 조용한 전쟁의 생일’ 등도 이번 전시회에 초대받았다. 드 영은 개관 125주년을 맞이하여 ‘COVID 19’로 침체에 빠진 예술가들의 활동을 독려하고 또 이들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샌프란시스코, 알라메다 등 베이지역 9개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작품 공모를 했다. 그중에서 약 1만 2천여 명이 응모한 가운데 762명이 출품한 우수작 877여 점이 선정됐으며 이들 작품이 1만 2천 스퀘어피트의 넓은 헙스트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The de Young Open’ 전시회는 온라인 (https://deyoungopenexhibition.artcall.org/pages/web-gallery) 등을 통해 엿볼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은 전액 예술가들에게 귀속된다.
조각가 최세윤씨 판화 작품 드 영 뮤지엄서 전시

최세윤씨 부부


한편 조각가 최세윤씨는 작품 ‘Human Life’에 대해 단순 목판화가 아닌 부조의 기법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며 우주의 원리인 음과 양을 사람의 형상을 대입하여 제작하였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또 “나무판에 음각과 양각을 대비 시켜 판화 부조로 찍어내는 과정에서 그 음과 양은 서로 반대로 바뀌어 찍히게 되는데, 이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반대의 개념인 양이 음이 되고 음이 양이 되는 의미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는 최근 시도 하는 라이프 시리즈 ‘백팔번뇌’ 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포즈로서 상징해 놓은 작품들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평범한 일상과 기쁨의 행위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고통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이기에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희로애락을 엣칭과 목판화의 접목으로 108개를 채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최 씨는 ‘COVID 19’로 사회적 생활이 정체된 가운데 최근 들어 작품활동을 더욱 활발히 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제작 등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자신의 홈페이지 개방 소식을 알려왔다. 조각가 최세윤, 어수자 부부의 홈페이지는www.sooanddavidchoi.com 으로 열람할 수 있으며 최근 작품들 포함 동판화, 콜라주, 드로잉, 조각품 등 전집을 엿 볼 수 있다. (연락처 - (510) 206-0212, sehyoon0212@gmail.com )


서울 홍대 미대(조소과)를 졸업한 최세윤씨(David Choi) 와 이화 여대 미대, 대학원(조소과) 등을 마친 어수자씨(Soo Euh)는 1982년 도미, 베이지역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특히 최 씨는 40여 년간의 이민 생활 동안 정서적, 문화적 이질감으로 방황하면서도 판화에 몰두, 도시의 뒤안길 버려진 것들을 소재로 ‘휴먼 라이프’ 의 모티브로 드 영 공모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최 씨는 지난 겨울 열린 SF 총영사관 전시회 등에서 “진정한 예술이란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삶 자체, 오늘도 작업할 수 있다는 행복감에 젖을 수 있는 그 하루하루가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한 바 있으며 어수자씨 역시 “작품은 내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하여 충만한 아름다움, 그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기 시작한 지 어언 40여 년. 수많은 시간이 내 삶에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의 작품에 고스란히 그 모양을 투영시킨다. 크고 작은 고정관념, 편견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의식에서 벗어나 혼자가 아니라 남과 소통하는 마당에 좀 더 자주 서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본다”고 소감을 이어간 바 있다. 2018년 서울 명동에서 열린 이들 부부의 ‘명동의 봄’ 전시회는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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