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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선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2020-11-03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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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3일은 미국의 59번째 대선이다.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면 그대로 제45대 대통령이 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를 하면 제46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된다. 또한 전체 100명의 상원의원 중 35명과 435명 하원의원 전원과 11개 주의 주지사들을 새로 선출한다.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를 뺀 48개의 주에서 주 상원과 하원의원들도 대부분 다시 선출한다. 즉 2년마다 연방상원과 주지사 1/3과 하원 435명 전원을 다시 선출하고 4년마다 대통령을 다시 선출한다. 이렇게 선거를 하면서 집권세력이 바뀌어도 미합중국과 각 주들은 아무런 부작용이 없이 순조롭게 권력을 교체하였고 국민들은 선거로 인한 권력교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과거에는 권력이 바뀔 때 마다 내전에 준하는 지배세력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늘 있었고, 그때마다 국민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아무 이득도 없이 피해를 보았다. 물론 강력한 왕권으로 세습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도 세습 후보들간 치열한 왕권 쟁탈전이 일어나서 나라가 망하기도 하였다.


물론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여 시위와 폭동 심지어는 내전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246년의 역사에서 미국은 민주주의 선도국의 성숙한 의식을 가진 국민들과 정치인들이 선거 결과에 늘 승복하였다.

그랬던 미국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 10월 31일 텍사스에서는 민주당의 바이든 유세 버스를 트럼프 지지 깃발을 꽂은 트럭들이 고속도로에서 포위를 하고 뒤따르던 민주당 선거 스탭 차를 트럭으로 받아서 밀어내는 일이 벌어지면서 민주당은 이후 텍사스 유세를 모두 취소하였다.

캘리포니아의 비버리 힐즈에서는 트럼프 깃발을 든 수천 명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자들이 충돌을 벌였고, 그보다 하루 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도 인종차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 깃발 부대가 충돌을 하였다.

선거 이후 개표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승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도시는 폭동에 대비하여 경찰과 주방위군이 진압 훈련을 하고 있고, 맨하탄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들의 상점들은 모두 철수하고 두꺼운 나무판자로 1층의 진열대들을 모두 막고 있다.

총을 파는 월마트는 진열대에서 총을 모두 치웠고 각종 총과 총알의 판매량이 91%로 뛰었고 가격도 4배 이상 올랐는데도 총알이 없어서 구매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반면에 뉴욕시의 경우 20여명의 언더커버 경찰들이 해체가 되었고 신규 경찰증원도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11월 선거가 축제와 같았다. 그래서 각 후보들마다 승리의 축배를 위하여 자리 좋은 식당이나 연회장을 미리 선점하고 선거가 끝나면 개표장에 모여서 환호와 박수를 치기도 했다.

2020년 선거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지지자들간 욕설과 심지어는 주먹다짐까지 벌어지고 전 국민이 각자 무장을 하느라 전투용 무기들이 동이 나는 아주 불안한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공습으로 수많은 이들을 배웅도 하지 못하고 죽음 저편으로 떠나 보내야 했고 집에 숨어서 5개월 가까이 모든 생활이 정지하면서 렌트비와 공과금 심지어 식량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선거가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 오고 있다.

흐린 날 비와 눈 오는 날이 있어야 세상의 생명들이 살 수 있다는 드라마 속 명언이 있지만 현실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우려이기를 바라며 일단 투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투표를 통해서 모아진 유권자의 결집된 마음만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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