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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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동포와 중국동포

2020-10-23 (금) 김광석/KCS 전 회장·한미헤리티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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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에서 센서스가 진행될 때가 되면, 한인센서스 위원회는 중국동포들을 향하여 그들이 중국인으로 미국에 왔지만 한국인으로 인구조사에 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분들에겐 십삼사년 전의 트라우마가 있다. 2006년 11월 퀸즈 플러싱 한인회장 선거에서는 조선족에게 투표권을 부여했으나 2007년 4월 뉴욕한인회장 선거에서는 투표권이 배제되었던 사실이다.

그 당시 중국동포들은 지역별로 그리고 전 미주를 아우르는 중국동포협회를 결성하고 내부를 결속하고 한인사회와 연결되었지만, 이러한 트라우마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는지, 현재는 자체 협회들의 활동도 미약하고, 한인들과의 대화도 원활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족은 중국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민족을 일컫는 말이고,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중국 동북 3성에 조선족 자치구를 이루어 살고 있다. 기존에 살고 있던 한인 후손들, 그리고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이주한 한인후손들이다.

지정학적인 관계로 이들은 과거에 독립운동을 돕고, 6.25전쟁 때에 중공군으로 또는 북한군으로 참전 했지만, 현재는 중국으로 넘어오는 탈북동포들을 돕고, 대한민국으로 직업을 찾아 대거 이주하고 있다.

조선족자치구의 조선족은 한때 200만 명에 달했지만, 이농현상으로 중국 대도시로 50여만 명 , 한국으로 75만여 명, 해외로 20여만 명이 이주하고, 현재는 50여만 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선족 없는 조선족 마을이 늘어나고, 조선족 자치구가 더이상 자치구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이 자치구를 만들어 특별대우를 하는 것 같았지만, 한족들이 조선족을 향한 제노포비아, 즉 외국인 또는 이민족 집단을 혐오 배척, 증오하는 행위가 있어서, 조선족은 중국 국적으로 살면서도 불이익을 경험하며 많은 분들이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일을 하지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가급적 환영을 하면서도, 법적으로는 이들을 외국인으로 분류함으로써 한국인이 하지 않는 저임금의 하층노동에만 종사할 수 밖에 없다.

70, 80년대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에 일본인들이 한국에 진출하여 한국인에 우월감을 표현하고 현지처를 두고 생활한 것처럼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진출하여 중국 동포를 무시하고 부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동포들은 한국인 친척들의 경멸과 무시, 고용인들의 임금 차별, 불평등 고용 등을 불평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일원에만 해도 조선족 중국동포가 3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분들의 경우 중국인으로 또는 한국인으로 살아가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실토한다.

중국어와 한국어를 능통하게 사용하는 장점이 있어 한인업소에서 이들을 고용하지만, 노사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먼저 정착한 한인들이 정착할 때에 애로점들을 감안해서 그들의 입장을 좀더 배려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잠시 떨어졌던 미주동포와 중국동포가 미국에서 다시 만나고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동이족의 동아시아사를 철저히 왜곡하고 있는 것을 보며 중국동포가 우리의 역사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해외에서 홍익인간의 자손들이 만나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며, 우리의 후손들이 세계에 퍼져가는 한민족들과 유대하며 힘을 키우고 세상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인단체들이나 개인들이 중국동포를 끌어안고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코비드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을 도울 때도 중국동포도 포함해서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호칭도, 조선족이 아닌 중국동포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김광석/KCS 전 회장·한미헤리티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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