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 심해도 인스펙션 생략 말아야
▶ 셀러 수리 요구는 포기해도 점검 목적으로는 실시해야
전문가들은 홈 인스펙션 생략은 안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준 최 객원기자]
셀러에게 수리 요청은 생략해도 매물 상태 파악을 위한 인스펙션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준 최 객원기자]
모기지 대출 절차도 완화되고 이자율도 낮지만 매물이 없어 집을 사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 살 깎기식 출혈 경쟁이 확산되고 있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의를 요구한다.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오퍼를 제출하는‘오버 프라이스’ 오퍼와 주택 건물 상태를 점검하는 홈 인스펙션 절차를 생략하는 행위가 첫 번째 주의 대상이다. 최근 일정 잡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홈 인스펙션을 쉽게 포기하는 바이어가 크게 늘고 있는데 특히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코로나로 인스펙션 예약 밀려
최근 바이어들이 홈 인스펙션 절차를 생략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스펙션 업체와의 예약이 상당히 밀려있기 때문이다. 에스크로 마감 기한에 맞춰 홈 인스펙션을 진행하기 가 힘들어 결국 하는 수없이 절차를 포기하는 바이어가 늘고 있다. 3월과 5월 사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제재 방침에 따라 현장 홈 인스펙션이 거의 불가능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인 일부 주에서 홈 인스펙션을 다시 허용했지만 그동안 쌓였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홈 인스펙션 일정을 잡는 일이 힘들어졌다. 대부분의 주택 구매 계약 조건에 따르면 홈 인스펙션을 계약서 서명일로부터 1~2주 내에 마쳐야 하는데 계약서에 서명한 뒤 홈 인스펙션 업체에 연락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상당수다.
결국 할 수 없이 에스크로 마감 기한에 맞추기 위해 홈 인스펙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오퍼 수락이 확실시된다면 인스펙션을 일정을 미리 정하는 등 포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한다.
◇ 인스펙션 포기 = ‘안전’ 포기
홈 인스펙션을 실시하는 목적은 구입을 앞둔 주택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지만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결함으로 인한 재정적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더 큰 목적이다. 홈 인스펙션을 통해 발견된 결함을 수리하는데 약 2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주택 구입자의 재정 상황에 따라 주택 구입 결정을 취소할 수도 있고 반대로 진행할 수도 있다.
재정적인 손실을 대비하기 위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과 건강상의 문제다. 전기 배선, 냉난방 시설에 결함이 있거나 건물 구조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모르고 주택을 구입한다면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다름없다.
심각한 결함은 대부분 일반인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전문인을 통해 점검해야 하는데 홈 인스펙션을 생략하면 심각한 결함을 발견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홈 인스펙션은 수백 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건물을 안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며 “하지만 홈 인스펙션을 생략했다가 구입 후 수만 달러에 달하는 수리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라고 강조했다.
◇ 점검 목적의 인스펙션 실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 인스펙션 ‘권한’을 쉽게 포기하는 바이어를 종종 볼 수 있다. 홈 인스펙션 과정은 바이어에게는 권한이지만 셀러 입장에서는 일종의 부담이 된다. 인스펙션 결과에 따라 바이어들은 셀러에게 수리 또는 수리비를 요청하거나 아예 주택 구매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홈 인스펙션 절차를 제외한 바이어의 오퍼를 선호하는 셀러가 많고 이 같은 오퍼가 에스크로를 순조롭게 마감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구입 경쟁이 심한 경우라면 홈 인스펙션 절차를 완전히 생략하지 말고 ‘점검 목적’(For Informational Purpose)으로만 포함시키는 것이 안전한다. 홈 인스펙션을 실시해서 주택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발견된 결함에 대해서는 셀러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결함 여부에 따라 구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바이어의 권한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셀러와 바이어 양측 모두에 비교적 공평한 계약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 새 집이나 콘도의 경우는?
신규 분양 주택이나 콘도미니엄을 구입하는 경우 홈 인스펙션을 생략해도 될 것으로 생각하는 바이어가 많다. 콘도미니엄의 경우 관리 회사에 의해 관리될 것으로 여겨지고 새 집은 사용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도 없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콘도미니엄의 경우 건물만 공동으로 사용할 뿐 에어컨이나 워터 히터와 같은 내부 시설은 각 소유주에게 관리 의무가 있다. 따라서 홈 인스펙션을 통해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주택 구입 후 불필요한 수리비 지출을 방지할 수 있다.
새 집도 마찬가지다. 사용 기록이 없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지 점검하기 전까지 파악하기 힘들다.
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새 집을 구입하는 바이어가 홈 인스펙션을 통해 오븐이 잘못 연결된 것을 발견하고 시공업체 측에 적절한 수리를 받아냈다고 한다.
◇ ‘플리핑’ 시 종종 생략
신규 분양 주택을 구입할 때 시공업체 또는 각종 설비 제조 업체가 일정 기간 수리를 보증하는 경우, 또는 셀러가 최근 실시한 홈 인스펙션 보고서를 제공하는 경우 인스펙션 생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주택을 헐값에 구입해 수리 뒤 되파는 ‘플리핑’(Flipping) 투자자도 홈 인스펙션을 생략할 때가 많다.
플리핑 투자자들은 대부분 전면적인 수리에 대비해 거액의 자금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고 매물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때문에 인스펙션 필요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을 중고차 구입과 비교해서 홈 인스펙션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중고차 구입 시 파는 사람의 말만 믿고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적어도 수리업체를 통해 차량 상태를 점검하거나 상태 보증서 등을 확인한 뒤에 구입하는 것처럼 주택 구입 시에도 홈 인스펙션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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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