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투표율 높아져 한인들의 한표 더 중요해져”

2020-10-13 (화)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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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선 도전 데이빗 류 LA 시의원

▶ 상대후보의 묻지마 공약에 현혹되지 말아야, 재선되면 한인타운 선거구 재조정위해 힘쓸 것

[인터뷰] “투표율 높아져 한인들의 한표 더 중요해져”

데이빗 류 LA 시의원(4지구)은 LA 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한인 시의원이라는 상징성 뿐 아니라 최고의 의정활동으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인터뷰] “투표율 높아져 한인들의 한표 더 중요해져”

LA 시의회 165년 역사상 최초의 한인 시의원 당선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기록했던 데이빗 류(4지구) 시의원이 오는 11월3일 재선에 도전한다. 류 시의원은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선 이후 훌륭한 의정활동을 펼쳐 총 15명의 LA 시의원들 중 넘버 3로 꼽히는 시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동료 시의원들로부터도 두터운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선거에서 45%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1위로 11월 결선에 진출한 류 시의원은 41%로 2위에 오른 니디아 라만과 재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올해 선거는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선거와 함께 LA시 선거가 치러져 투표율이 평소보다 3~4배 이상 높은 만큼 만만치 않은 선거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류 시의원은 “처음 선거를 준비할 때보다 더 긴장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간절한 자세로 임하겠다”며 “4지구 유권자분들께서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만난 류 시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LA 카운티 선거관리국이 10월5일부터 우표투표 용지를 본격 발송하기 시작했고 선거관리국 본부 3층에서는 사전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표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2015년 선거보다 이번 선거가 더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긴장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선거 준비에 임하고 있다. 지난 3월 선거의 경우 많은 유권자분들께서 ‘데이빗 류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크셔서 투표 현장에 나오지 않으셨고, 그 결과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시의 선거와 대선이 함께 치러져 투표 인원이 평소 보다 3~4배나 많다. 지난 3월 선거에서도 50~60%에 달하는 투표율이 나왔으니, 이번 11월 선거에서는 60~70%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투표하는 유권자들 중 일부는 시의원 선거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 중 40%는 대통령 선거 이외의 선거에는 관심이 없을 텐데, 이들의 선택에 따라 투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즉 40%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변수가 큰 만큼 최선을 다해 막판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선거 운동은

▲코로나19 사태로 직접 주민들을 만나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우편, 전화, 온라인 등으로만 유세를 하고 있다. 주민들을 직접 뵙지 못하고 음성으로만 저의 진심을 전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우편, 전화, 온라인 등을 통해 지역구 내 모든 유권자들과 연락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지난 2015년에는 저의 시간 100%를 선거 준비에만 할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의원 일을 하며 선거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 시간의 전부를 쏟을 수 없는 실정이다.

선거 준비도 중요하지만 시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시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를 한국에서 받아 오기 위해서 한국시간으로 밤새 일을 하곤 했다. 현역 의원으로서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선거 운동이라고 믿는다.

-코로나19로 극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나

▲먼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기 시작하던 지난 3월 코로나19 진단 키트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시의원들과 힘을 합쳐 한국 주도 바이오테크 업체인 씨젠 테크놀로지와 계약을 맺고 코로나19 진단 키트 2만개를 즉각 도입했다. 주민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게끔 한국시간에 맞춰 한국의 씨젠 측과 꾸준히 연락해 이뤄낸 성과였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감염돼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직장인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2주까지 급여를 시정부가 대신 지급해주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LA시는 연방 코로나19 기금을 최대 5,000만 달러까지 사용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근로자들에게 최대 2주 급여를 제공해 근로자들이 생계 걱정없이 집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돕게 됐다. 어떤 일을 하든 또한 자신의 체류 신분 및 전과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들이 집에서 격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해당 안건을 누리 마르티네스 시의장과 공동으로 상정했었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렌트비와 유틸리티비를 내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렌트비와 유틸리티 요금을 탕감해주는 ‘렌트비 유예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LA 식당의 ‘야외식사 허용’ 조치를 영구화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알프레스코 프로그램’(Al Fresco program)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실내 영업을 하지 못해 타격을 입은 식당들이 식당 앞 주차장이나 도로 등 야외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허용한 프로그램인데, 코로나19가 어느 한 순간에 종식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로컬 비즈니스 업주들을 돕기 위해서는 영구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선 상대인 니디아 라만 후보는 정치 신인인데

▲라만 후보는 급진적인 정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라만 후보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지역구 내 노숙자, 환경,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역구 내 모든 문제들을 한 순간에 해결하겠다는 포부가 듣기엔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라만 후보는 현장 경험이 부족한 후보다. LA시 행정 사무관, ‘타임스업’ 엔터테인먼트 디렉터 등으로 총 일한 기간이 3~4년에 불과하고, 지역구 토박이도 아니다. 코로나19로 온갖 어려움이 난무하는 현 시국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경험 많고, 지역구에 대해 잘 아는 시의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 속 노숙자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노숙자 문제는 비상 체제로 대처해야 한다. 노숙자 문제는 지역구 마다 따로따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도시 내 노숙자들은 언제든 거주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동일한 해결책을 펼쳐야 한다. 예를 들어 LA시는 코로나19 속에서 자가격리를 할 수 없는 노숙자들이 무방비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노숙자들에게 빈 호텔 방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룸키(Project Roomkey)’ 대책을 도입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불과 3달 안에 6,000명의 노숙자가 거리에서 사라질 수 있었다. 이처럼 LA시 전역에 비상 체제 형식으로 노숙자 문제를 접근하면 노숙자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선이 된다면 향후 집중하고자 하는 과제는

▲현재 LA 한인타운이 단일 선거구로 할당되지 못해 한인들의 결집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2020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재조정은 ‘시민 선거구 재조정위원회’(Citizen Redistricting Commission, 이하 CRC)가 담당한다. 선거구 재조정은 10년마다 이뤄지는데, CRC는 2020 연방 센서스 인구조사 통계를 바탕으로 선거구를 재조정한다. LA 시의원으로서 한인들의 입장을 대변해 LA 한인타운이 10지구 또는 4지구 등 단일 선거구로 할당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싶다. 한인타운이 단일 선거구로 할당 되면 추후에 저 말고도 또 다른 한인 시의원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고, 한인사회 목소리를 높이기가 수월해진다. 때문에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인사회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선거구 재조정에 힘쓰고 싶다.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 한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일을 잊지 못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인들의 표가 당락을 결정할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2015년 선거에서 4지구 평균 투표율은 20% 안팎에 불과했는데, 당시 한인들의 투표율은 두 배가 넘는 50%에 달했다. 투표율로 한인의 파워를 보여줬기에 제가 당선될 수 있었다.

이처럼 LA 시의회 4지구 내 한인들의 인구 비율은 4%지만 한인들이 선거에서 단 4%의 영향력만 행사하는 게 아니다. 한인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이웃, 친구들, 직장 동료 등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 4년간 공약한 바들을 하나씩 이루며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생각한다. 초선 의원이었던 만큼 부족한 점도 있었겠지만, 한 번만 저를 더 믿어 주시고 선거에서 많은 지지를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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