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시장 어떻게 되나”
▶ 워싱턴 부동산 전문가 특별 좌담회
지난 1일 본사를 방문한 한인부동산협회 임원들. 왼쪽부터 제임스 차 고문, 카니 정 자문, 키윤 회장, 앤디 김 자문.
뜨거웠던 여름은 가고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4분기에 접어들었다. 올해가 아직 3개월 정도 남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났다”는 평가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워싱턴한인부동산협회 키 윤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계획했던 사업이나 행사를 치르지 못했으나 다른 어느 때보다 분주한 2020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린 이유는 무엇인지,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러한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지 등 부동산 전문가 4인의 평가와 전망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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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윤(태평양 부동산)
◇ “불균형”
올해 부동산 시장은 ‘불균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바이어가 몰리는 셀러스 마켓이 형성됐으며 전반적인 경제상황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누리는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 “서브프라임 사태와 다른 프라임 융자”
내년에는 숏세일이나 차압주택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의 악몽이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주택소유주들은 대부분 20% 이상 다운페이를 한 프라임 융자로 과거와 달리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최근 급증한 재융자는 앞으로 몇 년간 주택을 팔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회복이 더뎌질 경우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지만 연방공무원이 많은 워싱턴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한인경제도 과거에 비해 소규모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전문직 직장인이 늘어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차(메가 부동산)
◇ “강력한 셀러스 마켓”
머뭇거렸던 바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주택구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각종 부동산 지표는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낮은 이자율로 렌트비와 모기지 페이먼트가 비슷해진 상황에서 주택구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 “부동산 시장에 자금 유입”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이 풀리고 있다. 일부 사업체의 경우 정부지원금을 받아 여유자금을 확보하게 됐으며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 직장인도 있다. <2면으로 계속>
여유자금은 주식투자 붐을 일으켰으며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투자금은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불안한 주식보다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은 아직 더 오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앤디 김(NBI 부동산)
◆ “양극화 두드러져”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패닉을 경험하기도 했으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성수기인 3-4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거래가 전무했다. 그러나 곧바로 활기를 띄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은 유래 없는 여름 성수기를 경험하며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고 여전히 뜨겁게 지속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반대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 양극화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 “거품은 없다”
부동산 거품론, 시장 붕괴의 조짐이 연상되는 퇴거, 차압, 인플레이션 등의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부족한 매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주택가격 등 부동산 투자가치는 더욱 확실하다. 모기지 유예도 연장되고 재융자를 뒷받침하는 저금리도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발표도 나왔다.
카니 정(켈러 윌리엄 부동산)
◆ “크레이지 마켓”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부동산 시장은 ‘크레이지 마켓’이었다.
코로나19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일했으며 매물이 부족했던 만큼 집을 사기 위한 오퍼경쟁도 미친 듯 치열했다.
고객과의 접촉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던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온라인 화상회의를 비롯해 집 구경도 온라인으로 대신하는 등 새로운 업무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은 이제 유능한 에이전트의 평가기준이 됐다.
◇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라”
집을 팔 생각이었다면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지금 팔아라. 더없이 좋은 조건으로 거래가 성사될 것이다. 반면 집을 사야한다면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라. 경쟁이 치열한 만큼 원하는 집을 원하는 가격에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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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