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밥캣 산불’ 무섭게 확산… 송전탑 주변까지 위협

2020-09-16 (수)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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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율은 겨우 3%

▶ 윌슨 천문대·기지국등 주요 인프라 밀집지역, 불길 번질땐 송신대란

`밥캣 산불’ 무섭게 확산… 송전탑 주변까지 위협

밥캣 산불이 계속 확산되면서 15일 윌슨 천문대와 송신 시설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지난 6일 발화돼 열흘 째 타고 있는 ‘밥캣 산불’이 여전히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마운트 윌슨 천문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천문 관측 시설 뿐 아니라 송전탑과 라디오 및 텔레비전 전파 기지국 등 주요 인프라들이 모여 있어 불길이 이들 시설을 덮칠 경우 자칫 남가주 전역에 방송 전파 송신 및 전화 통신 중단이라는 초유의 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풋힐과 패사디나 북동부, 아케디아 북쪽 4만에이커에 달하는 광대한 앤젤레스 내셔널 포레스트를 불태우며 확산되고 있는 밥캣 산불은 여전히 진화에 진척을 보이지 못한 채 1,000여명에 달하는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불길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지난 주말 6%를 기록했던 진화율은 3%로 오히려 떨어진 상태로, 불길이 차단선을 건너 뛰면서 리틀 샌타애니타 캐년 동쪽을 따라 확산되면서 피해 지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15일 연방 산림국은 밥캣 산불이 전날 밤 저지선을 뛰어넘어 마운트 윌슨의 천문대를 위협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천문대 시설과 마운트 윌슨에 있는 송전 및 전파송신탑 등 인프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15일 정오 현재 불길은 윌슨 천문대 건물 앞 500피트까지 근접해 있는 상황으로 소방대원들을 불길을 저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천문대 상공에는 소방 항공기와 헬기들이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고 소방대원들은 불도저를 동원해 불길 차단선을 구축내놓고 있다.

윌슨 천문대는 건물 자체가 116년된 역사적인 건물이기도 하지만, 천문대 인근에는 라디오, 텔레비전 전파 송신탑 뿐 아니라 LA 전역에서 전화 통신 전파를 송출하는 탑까지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들이 대거 모여 있어 위협이 되고 있다.

LA 카운티 소방국의 데이빗 댄틱 캡틴은 “불길이 초근접한 상황이며, 불길을 차단하기 위한 소방관들 배치가 끝났다”며 “라디오, 텔레비전, 전화 전파 송신탑 등 메이저 인프라시설들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시설들이 피해를 입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댄틱 캡틴은 “주말까지만 해도 진화에 진척이 보이는 듯 했으나 산불이 차단선을 뛰어넘고 있는데다 산불의 화염이 워낙 거대하고 가파른 지형이 이어져 진화가 쉽지 않다“며 “차단선 바깥에서 또 다른 산불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산불이 확대되면서 불길이 인근 풋힐 지역으로 향하자 아케디아의 엘킨스 애비뉴 북쪽과 샌타애니타 애비뉴 동쪽 지역 주민들과 시에라 마드레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렸고, 풋힐 블러버드 북쪽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기 경고가 내려진 상태다.

LA 전역의 대기도 최악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엘도라도 산불과 밥캣 산불로 야기된 연기와 먼지로 대기 질이 악화돼 이날 3곳의 코로나19 테스트센터가 문을 닫았고, 남부해안 대기질 관리국이 LA 전역에 발동한 연기주의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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