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COVID-19. COVID-19. 펜데믹, 펜데믹, 그리고 또 펜데믹….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흐름을 지배하는 이슈는 무엇일까. 단연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다. 20만에 가까운 미국인이 희생됐다. 경제적 손실은 가늠조차 힘들다. 그러니….
누구의 책임인가. ‘The buck stops here!’-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위에 놓여 있던 패에 쓰여 진 문구다. ‘모든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자신에게 있다’는 의미다. 모든 책임, 말을 바꾸면 모든 비난은 현직인 트럼프에게 쏠렸다.
그러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땅 집고 헤엄치기 선거가 올 대선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거의 매일같이 트럼프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름이 지나면서 대선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 이것이 그동안 대선의 주제였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폭민 정치’(Ochlocracy)랄까. ‘폭도 정치’(mob politics)랄까. 그 사태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불러왔나.
한 식당에서 100여명의 폭도들이 주먹을 치켜든 채 한 여성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들과 연대한다는 의미로 ‘주먹을 들라’는 것. 다른 손님들은 겁에 질려 모두 주먹을 들었다. 여인은 끝내 주먹을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왜 시위를 하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이는 지난 8월24일 워싱턴DC에 있는 한 식당에서 벌어진 일이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란 기치와 함께 식당에 마구 들어 닥친 100여 명의 시위대. 홀로 그들에 맞선 한 용감한 여성의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전해진 것이다.
증오의 슬로건을 외친다. 그러면서 ‘연대한다는 의미로 주먹을 치켜들 것’을 요구한다. 이는 마르크시즘에 뿌리를 둔 좌파 극렬세력의 전형적 선동행태다. 이들은 또한 타깃이 된 사람에게 단두대 모형을 보낸다. 섬뜩한 경고다.
그 행태가 그렇다. 토론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강압을 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주의주장에 무조건 따르라는. 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폭동에, 방화, 그것도 원정 방화에, 약탈, 무차별 폭력을 주저하지 않는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대처로 사망한 이후 계속 확산되고 있는 BLM운동. 이와 함께 거의 일상이 되다 시피 한 광경이다.
그 광경이 TV, 아니 그 보다도 유튜브를 통해 여과 없이 전해졌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처음에는 포틀랜드 등 ‘블루 중의 블루’로 여겨지는 일부지역에서의 해프닝쯤으로 생각했다. 그런 폭력 원정시위대가 ‘내가 사는 동네’에도 출몰한다.
그러자 약탈, 방화, 무차별 폭력사태에 대한 불안은 점차로 분노로 변하고 있다. ‘경찰은, 시장은, 주지사는 어디 있나’는 외침과 함께.
‘내가 사는 커뮤니티를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소리가 높아가면서 선거의 주 이슈는 ‘공중보건’에서 ‘공중질서’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퓨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59%가 ’폭력상황‘을 올 대선에서의 한 표 행사에 중요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방화에 약탈, 무차별 폭력 장면이 노출될 때마다 10,000표 이상이 트럼프에게 몰린다.” 뉴욕 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이다. 대선의 이슈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법과 질서’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화원정, 약탈원정에 나서 무정부상태를 조장하는 폭도들의 배후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가고 있다. 동시에 증폭되고 있는 것은 이들과 외부세력과의 연계 가능성 의혹이다.
다름에서가 아니다. 전국적 시위의 중추신경역할을 맡고 있는 BLM 글로벌 네트워크 등 단체의 리더들은 하나같이 극좌성의 사상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BLM 글로벌 네트워크의 3인 창시자 중의 하나인 패트리스 컬러스는 지난 2015년의 한 인터뷰에서 자신과 또 다른 창립 멤버인 알리시아 가르자가 훈련된 마르크스주의자임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들이 신경센터역할을 하면서 대부분이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인 20대의 안티파 대원들이 행동의 전초에 나서고 있다. 그 조직적 난동사태에 중국공산당을 비롯한 외부의 반미세력은 방관만 하고 있을까.
“미국 정보계의 판단은 ‘아니다’로 기울고 있다.”-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의 보도다.
미국의 최대 정치적, 사회적 폴트라인(fault line-단층대)은 흑인문제로 대표되는 인종갈등이다. 그 폴트라인을 건드려라. 그러면 미국 사회는 내란상황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이런 목적 하에 예컨대 중국공산당의 해외통일전선이 교묘히 침투했을 가능성을 미정보당국은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
그러면 ‘법과 질서’수호로 선거흐름의 대세는 굳어진 것인가. ‘아직은…’이란 것이 정답 같다. 100년만의 최악의 팬데믹은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가을 들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경제가 호전된다. 팩데믹도 진정기미를 보인다. 그 상황에서 백신이 나온다. 그럴 때는 그야말로 ….
약탈과 폭동으로 지샌 여름이 지나고 맞은 9월. 대선을 두 달 앞둔 현재의 흐름은 뭔가 대역전의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 무리 없는 대세판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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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