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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법률 칼럼--이해상충 (Conflict of Interest)

2020-09-04 (금) 정지원 / 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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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교통사고에서 복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뒤에서 받히는 사고를 제외하고는 같은 사고의 피해자들이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

이는 이해상충 (Conflict of Interest)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A가 운전하던 차가 B가 운전하던 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당시 B의 차에는 C와 D가 승객으로 탑승하고 있었다.
이 경우, B와 C, 그리고 D는 모두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C와 D가 타고 있던 자동차를 운전하던 B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기 때문이다.


B가 잘못이 없기 때문에 B, C, D는 모두 같은 변호사를 통해 A를 상대로 피해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고가 뒤에서 받히는 사고가 아닌 교차로에서 발생한 쌍방과실의 사고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A와 B에게 비교과실이 적용될 수 있다. 만약 B의 과실이 1%라도 있다면 B의 자동차에 타고 있던 C와 D는 B와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교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C와 D의 입장에서는 A는 물론, B를 상대로도 피해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C와 D가 입은 부상과 관련, B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에서 B, C, D의 변호사가 같다면 당연히 이해상충 관계가 발생한다. C와 D는 이해상충 관계가 없기 때문에 같은 변호사가 케이스를 맡을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승객들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면 변호사에게 의뢰하되 이해상충 관계로 인해 같은 변호사가 모든 부상자들의 케이스를 맡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

<정지원 / 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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