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동화로 세상 위로하고파”
2020-08-13 (목) 12:00:00
하은선 기자
▶ 휴스턴 김정미 동화작가 ‘해를 낚은 할아버지’ 출간
▶ 세계 보급위해 영문판 준비

한글과 영어가 함께 있는 그림동화책 ‘해를 낚은 할아버지’를 펴낸 김정미 작가와 책 표지.
‘노인과 바다’를 좋아하던 작가의 소망이 ‘해를 낚은 할아버지’로 세상을 위로하는 빛이 되었다.
휴스턴에 거주하는 동화작가 김정미씨가 올해 3월 펴낸 첫 그림동화책 ‘해를 낚은 할아버지’(아스터로이드북 펴냄)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도서로 활용되고 있는 것. 김 작가는 “낚시를 아주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실수로 해를 낚으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인데 갑작스런 위기를 다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하는 내용이다보니 현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졌나 보다”고 밝혔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교보문고 추천도서로 선정되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한 달만에 2쇄를 찍었다. 내용을 소개하면, 해가 바다에 떨어져서 바다가 뜨거워지자 북극곰이 떠내려온다. 할아버지는 바다를 식히기 위해 달까지 낚게 되고 달 덕분에 바다가 식긴 했지만 해와 달이 바닷속 깊이 가라앉아서 온 세상이 깜깜해져 버린다. 이에 바다 동물들이 할아버지와 함께 힘을 모아 해와 달을 하늘로 돌려보내고 하늘에서 오로라가 춤을 추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엉뚱한 발상이 어린이와 어른을 웃게 만들 뿐 아니라 남미리 그림작가의 서정적이고 재치있는 그림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책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김 작가에게 바다가 배경인 이야기 창작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좋아서 제주 교대를 다녔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어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아동상담심리를 공부했다. 김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어 공부를 했는데 아이들은 물론이고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단단하게 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휴스턴으로 오게 된 그녀는 아들이 커가는 걸 지켜보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완성되고 1년 반을 기다려 한국에서 출간되었고 세계 곳곳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소망으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미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었다. 김 작가는 “250여명의 소속작가를 거느린 뉴욕의 대형 에이전시 Seymour Agency의 주선으로 영문판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며 “방탄소년단(BTS) 덕분에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이 많아 한글 버전의 그림책도 함께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김 작가는 네이버 블로그 ‘춤추는 붓펜’(https://blog.naver.com/dancingbrushpen)의 운영자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 ‘해를 낚은 할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책들이 이 시기를 이겨내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는 지금 어디선가 꿈을 향해 걷고 있으면서 원고 투고와 좌절을 반복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알아봐줄 사람이 있을테니 힘을 내라며 소셜 미디어로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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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