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마켓들 “동전이 많이 부족해요”

2020-08-03 (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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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대비 동전확보율 50%~70% 감소, 주요 유통소매업소들도 마찬가지 현상

▶ 연방조폐국 동전생산 줄인것도 요인

한인 마켓들 “동전이 많이 부족해요”

미국 내 동전 부족 사태의 여파가 타운 내 한인 마켓에도 미치고 있다. 한 한인 마켓에 현금 사용시 거스름 잔돈이 없도록 협조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LA 한인 그로서리 마켓들에게 동전 부족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이 동전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일선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 한인 마켓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0일 LA 한인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 마켓들이 확보하고 있는 가용 동전 수량이 평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마켓들이 동전을 확보하는 주요 원천은 한인 은행들이다. 1주일에 1회씩 한인 은행에서 필요한 금액과 수량의 동전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은행들은 마켓의 속성을 고려해 마켓이 요구하는 금액만큼 동전을 교환해 주고 있지만 최근 들어 동전 교환 금액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인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필요 금액과 수량에 비해 동전 확보율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에 이르기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객과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쿼터와 페니 동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마켓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타운 내 한 한인 마켓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에서 필요한 만큼 동전을 교환해 주었는데 3주 전부터 필요 수량의 50%를 줄여서 교환해 주고 있다”며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동전 사용에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전 부족 사태는 한인 마켓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내 주요 유통소매업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미국적 현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부분 봉쇄되면서 동전 생산이 줄고 유통이 끊기면서 미국 은행들이 동전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게다가 연방 조폐국은 직원들을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조처를 시행하면서 동전 생산을 줄여 동전 부족 사태를 더 키웠다.

30일 LA 타임스는 미국의 동전 부족 사태로 인해 대형 소매유통업체는 물론 소규모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잔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금액을 맞춰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월마트는 계산대 일부를 신용 카드 결제만 가능하도록 바꿨다. 랄프스의 모기업인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는 앞으로 랄프스를 비롯한 자사 그로서리 마켓에서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식당의 경우 동전 거스름돈 대신 무료 음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인 마켓도 동전 부족 대란 사태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대안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타운 내 한 한인 마켓에는 거스름 동전을 미리 준비해달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거나 안내 방송으로 신용카드나 데빗카드 사용을 당부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 마켓 관계자는 “동전이 부족해 고객에게 큰 불편을 주는 상황까지 발전하지 않고 있지만 사전 안내를 하면서 동전 부족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마켓 관계자는 “아직 고객들에게 동전 부족 사태와 관련해 협조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요시 대응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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