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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파도는 높아만 가는데…

2020-07-20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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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로 두 차례나 미 항모 2개 전단이 전개됐다.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전단이 중국해군의 실전훈련에 맞대응, 이 해역에서 대대적 실전훈련을 펼친 것은 지난 4일과 6일 사이다. 두 주도 채 안 지난 시점인 17일 이 2개 미 항모 전단은 또 다시 남중국해에 집결, 2차 실전 훈련을 펼친 것이다.

막강한 해군력에, 공군력까지 동원해 대놓고 근육을 과시하고 있다고 할까. 그 가운데 워싱턴의 시진핑 체제를 향한 발언은 그 수위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양자원에 대한 관리를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불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지난 13일 발언이다.


구단선이라고 했나. 베이징이 국제법도 무시하고 남중국해에 제 멋대로 그은 해상 경계선 말이다. 이 구단선 내는 모두 중국의 수역이라는 거다. 이 같은 일방적 선포와 함께 이 해역 안에 있는, 사실상 산호초에 불과한 파라셀 제도, 스프래틀리 군도 등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인공 섬 조성과 함께 군사기지화 해왔다.

그 중국의 행위가 불법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이 해역에서 중국이 필리핀 등 다른 연안국가의 선박을 침몰시키는 등 또 다시 ‘깡패 짓’을 할 때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도 강력히 시사했다.

뒤이어 폼페이오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활동을 불법으로 인정하는 국가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16일에는 중국의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은 철권통치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들을 자국의 패권적 야망에 종속시키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인권침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한 것.

왜 워싱턴은 이처럼 잇단 강경발언에, 지속적인 무력시위에 나선 것인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틈타 중국공산당은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내해(內海)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도 모자라 인도와 무력충돌을 벌이고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켜 홍콩 목조르기에 들어갔다. 그 다음 수순은 그러면. 아마도 대만침공이 아닐까. 특히 홍콩 사태에 대해 미국이 미온적 태도를 보일 때에는.

푸틴 러시아가 과거 그루지야를 침공했을 때 미국은 침묵했다. 그러자 푸틴은 얼마 안가 우크라이나도 침공했다. 그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다. 때문에 워싱턴은 강경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고 대만에 대한 대대적 군사지원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 힘을 싣고 있다.

날로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 상황, 이와 함께 새삼 또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다.


이 용어는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1500년 이후 신흥 강국이 패권국에 도전하는 사례가 15번 있었고, 이 가운데 11차례가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역사가들의 지적으로 1, 2차 세계대전도 신흥국 독일이 당시 패권국인 영국에 도전하면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현 세계질서를 지배하는 패권국은 미국이다. 도전 세력은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 이 미-중 관계는 투키디데스 함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관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중 관계는 남중국해 상황에서 보듯이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니 결국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다.

“현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맞은 상황은 19세기 말에서 2차 세계대전 이전 일본제국이 맞이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싱크 탱크 스트랫포의 지적이다.

청일전쟁, 노일전쟁에서 잇달아 승리하면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망은 계속 부풀어갔다. 그 야망은 미국의 견제를 받게 된다. 워싱턴은 군국주의와 함께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에 경제, 정치적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것. 위기의식과 제국에의 야망. 갈등적 상황에서 군국주의 일본은 결국 제국에의 야망에 들떠 미국과의 대결이란 모험주의를 감행, 결국 자멸하고 만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모든 환경이 다르다.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다른 말로 하면 제국에의 야망은 한껏 부풀려졌다. 반면 미국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혼란 상태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위기, 인종폭동상황을 맞아. 유럽도 비슷한 처지다. 그러니 한 번….

중국공산당 체제가 과거 군국주의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반론도 제기된다. “외부에서 보기보다 훨씬 허약한 체제가 중국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중국의 부상’이란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정치, 경제, 외교, 이데올로기. 어느 면에서나 미국에 크게 뒤진다. 군사적으로는 더 열세에 있다.”

군사정치 전문가인 조지 프리드먼의 진단이다. 중국의 현 해군력은 남중국해 제패는 고사하고 제 1도련선 돌파 능력도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워싱턴의 전례 없는 대 중국 강경정책구사. 그에 따른 리스크는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다른 말이 아니다. 대 중국 강경노선은 11월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초당적인 워싱턴 컨센서스로 굳어졌고 그 연장에서 궁극적으로 레짐 체인지를 노리는 ‘올 코트 프레싱’ 전략구사의 가능성까지 엿보인다는 것이다.

어느 전망이 맞을 것인지…. 그나저나 계속 높아만 가는 것은 남중국해의 파도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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