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바란다
2020-07-01 (수)
박옥춘 / 조지메이슨 대학 겸임교수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의 종식을 부르짖는 시위와 소요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다. 인종차별의 종식은 법이나 정책의 변화만으로 단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생일을 매년 국경일로 기념하고, 흑인 대통령이 선출되어 8년 동안 나라를 통치했지만 아직도 비윤리적 인종차별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계속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의 국가를 위한 초당파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위기 극복을 위한 대화와 협상은 없고 모든 것을 상대편 잘못으로 돌리는 비난과 공격만 난무하고 있다. 민주진보와 공화보수의 대결은 상호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미국 역사와 함께 상존해왔다. 하지만 남북전쟁 이래 미국이 지금처럼 극한으로 양분된 적은 없었다.
정치인들의 잘못만이 아니다. 정당 간의 정치적 싸움을 사회전체의 이념적 대결로 확산, 악화시켜온 언론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독자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건설적인 논평과 해설로 건전한 여론의 형성을 리드해야 하는 언론이 특정 정당과 이념집단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여 양극화를 부채질해온 것이다. CNN과 Fox News 의 뉴스프로그램을 청취해보라. 언론매체가 아니라 정치이념 그룹의 선전 방어 도구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신문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 구독률이 크게 하락했지만,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도 한 몫을 했다. 2019년 민주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 구독은 48만4천부이고 워싱턴포스트는 25만4천부이다. 비교적 중도적인 신문인 유에스투데이 162만1천부와 월스트릿저널의 101만1천부보다 훨씬 적다. 정치이념을 달리하는 독자들을 잃은 것이다.
재미한인 언론들은 공정하고 비편파적인 보도로 한인들이 주류사회의 이념적 분열 속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도와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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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춘 / 조지메이슨 대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