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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라섹 받은 백내장 환자, 5%는 재수술 받아야

2020-06-30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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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막 불규칙하게 깎이고 변형돼, 딱 맞는 인공수정체 선택 어렵고 안경 없이 근·원거리 잘보길 원해

라식·라섹으로 대표되는 굴절교정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심한 근시로 인한 저시력으로 불편을 겪던 사람들은 15~20분 안팎의 간단한 수술로 지긋지긋한 안경과 콘택트렌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들의 나이가 50세를 넘기면서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라식·라섹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기 때문에 수술 후 각막 모양과 굴절률, 렌즈 등의 도수가 변한다. 또 오래 전에 수술했을수록 깎인 면이 불규칙해 백내장 수술시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맞춤형 인공수정체 없고 정확한 도수 계산 어려워


백내장은 눈 안의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망막에 정확하게 초점을 맺지 못해 시력장애를 초래한다.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빛이 퍼져 보이기도 하고 한 눈으로 보았을 때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수술요법으로 나뉘는데 백내장이 진행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각막과 수정체주머니를 절개하고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넣어준다. 인공수정체는 원거리 또는 근거리를 교정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 원거리와 근거리를 함께 교정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있다. 단초점 인공수정체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벗으려고 라식·라섹 수술을 받은 사람은 백내장이 왔을 때도 안경을 끼지 않은 채 근거리·원거리를 모두 다 잘 보기를 원한다. 그래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선호한다.

문제는 라식·라섹 수술로 각막이 불규칙하게 깎이고 모양이 변형돼 딱 맞는 인공수정체를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인공수정체 도수 선택은 각막 앞쪽 곡률과 안구 길이 등을 측정해 공식에 대입해 계산한다. 하지만 라식·라섹 수술을 받으면 각막 앞쪽이 깎여 각막 앞쪽 및 뒷면의 곡률이 변화돼 기존에 사용하던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방법에 오류가 생긴다. 여러가지 공식으로 계산한 뒤 평균을 내거나 선호도가 높은 공식을 이용해도 오류를 피할 순 없다.

잘못된 계산으로 선택된 인공수정체로 수술을 받으면 잘못 맞춘 안경을 낀 것처럼 심한 불편감이 발생한다. 망막에 초점이 맺히지 않고 망막 앞이나 뒤에 맺히기 때문이다.

◇재수술률, 일반 백내장환자의 5배

강규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인공수정체의 정확한 도수 선택을 위해 최신 계측장비를 이용해 데이터를 얻은 뒤 이들 값을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권고하는 최신 공식에 대입하는 등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라식·라섹 수술을 받았던 백내장 환자의 5%가량은 도수가 맞지 않아 인공수정체를 바꾸는 재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재수술률이 30% 수준이었지만 많이 떨어진 게 이 정도다. 라식·라섹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의 백내장 재수술률은 1%를 밑돈다.

백내장 수술 후 디옵터 0이 나오면 좋은데 1.5 또는 -1.5 디옵터가 나오면 근거리나 원거리가 잘 안 보이게 된다. 그래서 이를 보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로 교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라식·라섹 수술을 받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백내장 수술 전 원거리 나안 시력이 0.1, 안경을 쓴 교정시력이 0.5였는데 백내장 수술 후 디옵터 -1.5가 나왔다고 치자. 나안 시력이 0.4로 좋아졌지만 1.5 디옵터 안경을 써야 원거리 시력이 1.0이 나온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수술 후 안경을 안 쓰고 싶었는데 안경을 써야 한다면 수술을 잘못한 거 아니냐”며 따질 수 있다. -2디옵터 정도면 50㎝ 거리가 잘 보이지만 멀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3 디옵터면 33㎝ 거리가 잘 보이지만 먼 거리는 -2디옵터보다 훨씬 안 보인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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