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여 뒤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면서/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 우리조국 대한민국! 그 고요한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용감히 싸우다 산화한 학도의용군 전우들의 우렁찬 군가 소리가 지금도 귀에 생생한데 어언 반세기를 넘어 70년이다. 군번도, 계급도, 이름도, 형체도 없이 이들의 소지품을 모아 합장한 국립묘지 학도의용군 묘, 무명용사 탑 앞에 머리를 숙였다.
험준한 능선, 낯선 계곡, 숨 막히는 포연, 고막을 찢는 포탄의 작열… 용감히 싸우던 학도의용군의 늠름한 모습을 아련히 돌아본다. 18~19세의 채 피어보지도 못한 젊음을 번지 없는 들녘, 이름 모를 산하에 떨쳐버린 학도의용군의 함성이 파도처럼 가슴속에 밀려온다.
자욱하던 포연 자리에는 숲이 우거지고, 전우들이 돌진하던 들판에는 오곡이 물결치고 젖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한 폭의 그림으로 변했다. 그들의 귀하고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민주와 평화, 자유를 누리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힘찬 행진을 해왔다.
그런데 오늘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제2의 6.25를 방불케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심각한 이념 갈등 속에 북한은 오늘도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하나님! 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산산이 찢겨진 살점, 한줌의 뼈마저 찾을 길 없는 여기 잠든 외로운 무명의 영웅, 학도의용군 전우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
조태룡 목사·전 대한학도의용군 동지회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