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 개막전부터 슈퍼세이브 활약
▶ 4경기째 실점은 단 한차례뿐
성남FC 골키퍼 김영광. [프로축구연맹 제공]
“운동 할수록 몸이 빨라지고 가벼워지는 게 느껴져요. 정말 20대 때 같아요.”
19년차 K리거인 성남FC의 골키퍼 김영광(37)은 요즘 자기 몸이 신기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K리그 통산 500경기를 코앞에 앞두고 있지만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팬들도 그를 ‘회춘 글로리(영광)’라고 부르면서 그의 젊어진 모습을 반기고 있다.
김영광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해왔는데, 벌써 20년이 지나고 500경기라는 기록 앞에 와있다. 스스로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평소 ‘팬 프랜들리’로 유명한 그답게 “언제가 마지막이라고 생각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광은 7일 통산 500경기를 기념해 대구FC와의 경기에서 등에 500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사실 올 초까지만 해도 이런 시간이 올 줄 몰랐다. 다섯 시즌 동안 몸 담고 있던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와 결별하면서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 김영광은 “이랜드는 팀을 다시 꾸리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가닥을 잡았고, 나도 그 뜻을 받아들였다”며 “마지막으로 도전하고 싶단 생각에 팀을 알아보면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때 성남이 손을 내밀었다. 당시 성남은 지난 1월 팀을 떠난 김동준(26ㆍ대전)의 자리를 메워야 했다. 김영광은 “내게 꼭 필요하다면서 손을 내밀어줬다. 많은 나이임에도 나를 믿어준 팀에 감사했다”고 했다. 팀 분위기도 좋았다. 그는 “우리는 눈빛만 봐도 안다”며 “김남일(43) 감독님의 비장한 눈빛을 보면 선수들이 다 무슨 말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성남의 손을 잡은 김영광은 펄펄 날고 있다. 지난달 9일 광주FC와의 개막전부터 슈퍼세이브를 달성한 그는 4경기째 실점은 단 1번뿐이었다. 자신이 쌓아온 경험에 더불어, 백민철(43) 골키퍼 코치의 조언으로 ‘무적’이 됐단다. 김영광은 “백 코치님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 내게 더해지고, 훈련을 많이 하다 보니 대처능력이 좋아졌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최근 FC서울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알리바예프(26ㆍ서울)의 기습 공격을 차단해 팀의 승리를 지켜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광은 모두 동료들 덕으로 돌렸다. 그는 “당시 수비수가 오른쪽 공간을 막아주고 있었기에, 알리바예프는 왼쪽으로 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동료들과의 합이 잘 맞았기 때문에 예측도, 선방도 할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김영광은 “나이가 들면 속도가 느려지고 점프도 잘 안 되는 게 보통인데, 요즘은 반대”라면서 “팀 막내가 ‘형은 그 나이가 아닌 것 같다’고 할 때 뿌듯하다”고 멋쩍어했다. 그는 “(나이가 있어) 몸에 좋은 걸 많이 먹으려고 하는데, 특히 몇 년 전부터 홍삼을 챙겨먹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회춘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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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