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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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친구들

2020-06-03 (수) 황순금 /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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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침이다. 조심스레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상큼한 아침공기를 마시기 위해 나의 아름다운 공간 포치에 앉았다. 봄의 끝자락인가. 한층 더 시야가 싱그러움을 더한다. 살랑살랑 나부끼는 푸른 잎새들과 잔잔하게 부는 바람에 몸과 마음이 시원하다.

코비드-19로 인하여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친구도 바뀌었다.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자유롭게 푸른 창공을 노래하며 나는 이름 모를 예쁜 새들, 호숫가에 살고 있는 많은 오리가족들을 요즈음 친구로 곁에 두게 됐다.

우린 힘든데 그들은 평화롭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니 그들에게는 밤사이에 아무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에겐 좋은 소식은 없다. 쉴 새 없이 늘어나는 확진자 수는 두렵고 공포다.


얼마 전 어머니날, 코비드-19 격리령 때문에 사랑하는 엄마를 만나지도 못하고 선물을 포치에 놓고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찡하면서 슬펐다.

살면서 사람이 사람을 못 믿고 무서워하긴 처음인 것 같다. 산책길에 서로가 몰라도 가볍게 ‘하이!’ 정도는 하면서 지나갔는데 요즈음은 서로가 굳은 표정으로 피하면서 지나쳐야 한다. 언제 다시 그 정감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올까.

이 어두움이 얼른 지나가고 새날이 오길 기다린다. 그땐 몰랐는데 지난 하루하루가 감사했음을 다시 느낀다.

<황순금 /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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