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체들 영업 재개 박차 속 사태 확산에 우려
▶ 마켓들도 단축 영업… KTP H마트는 31일 영업중단
LA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가 지난달 31일 소요사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문과 창문들에 나무판자가 설치돼 있다. [박상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셧다운’에서 벗어나 재도약 준비에 갈길 바쁜 한인 업주들의 발목을 잡는 흑인 인종 차별에 대한 소요 사태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 한인 경제계에 우려와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LA 시와 카운티의 경제 활동 제재 조치가 완화되면서 제한적이지만 식당 내 식사 서비스가 허용되고 이미용 및 네일샵의 영업 재개도 예상되면서 모처럼 LA 한인타운의 경제는 재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지난주 중반까지 활기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상황이 급반전하기 시작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력 및 약탈 시위로 변질되면서 주말 이틀 동안 LA 시 전역에 통금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 사태는 영업 재개로 기지개를 켜던 한인 경제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가장 아쉬워하는 업종이 이미용 및 네일샵들이다. 두 달 넘게 영업이 전면 금지되어 오다 영업 재개를 앞두고 있던 터라 이번 시위 사태가 원망스러울 정도다.
한인타운 내 한 미용실 업주는 “현재로서는 수익성 여부를 떠나 빨리 미용실 문을 열어야 밀린 렌트비 문제나 유틸리티 비용 등을 해결할 수 있는데 이번 시위 사태로 영업 재개가 미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샤핑몰에 위치한 25% 정도의 미용실은 이번 시위 사태로 샤핑몰이 폐쇄되면서 덩달아 폐쇄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미용업계의 영업 재개가 늦어지면서 밀접한 연관을 가진 뷰티서플라이 업체들 역시 영업상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달 30일에는 실제로 한인타운 내 웨스턴길에 위치한 일부 업소들의 출입문 유리가 깨지는 등 약탈 시도가 나타나면서 한인 업주들은 긴장하기까지 했다.
한인 업소들은 또 다른 시위에 대비해 영업을 중단한 채 나무 판자들로 유리창을 막고 단축 근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 한인 업주는 “시위대들이 약탈하는 모습이 28년 전인 LA 폭동 시절의 한인타운이 약탈당했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 같다”며 “다음 주 영업을 계속해야 할지 시위 양상을 지켜보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인타운 내 한인 마켓들도 시위 사태와 관련해 마켓 문을 닫거나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마당몰과 코리아타운플라자(KTP)에 입점해 있는 H마트의 경우 샤핑몰 자체가 폐쇄되면서 마켓도 지난달 31일 함께 영업을 중단했다. 샤핑몰 재오픈 시기는 따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마트를 제외하고 한남체인, 갤러리아 마켓, 시온마켓, 가주마켓 등 주요 한인 마켓들은 이날 LA 시 전역에 내려진 통금 조치에 대비해 오후 6시에 일제히 문을 닫고 단축 영업을 했다.
한남체인 LA점 관계자는 “경제 재개 조치가 잇따르면서 한인타운 경제가 활기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를 만났다”며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결돼 한인 경제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인타운 내 주요 식당들은 식당 내 식사 서비스 허용 조치를 놓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한식전문 식당업주는 “투고와 배달에만 의존하다 보니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디게 나타났는데 식사 서비스 허용 조치로 50% 정도까지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며 “다만 이번 폭력 시위 사태 여파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