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나 배우자에게 중독문제가 감지되면 이미 6개월 이전부터 약물이나 중독적인 행위를 해 와서 스스로는 그만두기가 어려운 남용단계에 처한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 하는데도, 가족들은 이제 막 시작한 것으로 알고 그만하라는 말을 하면서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반응들을 보인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온갖 정신적 및 물질적 사랑을 베풀면서 서서히 중독증과 유사한 의존증에 빠져들게 되기 때문에 중독을 ‘가족전체의 병’이라고 하는 것이다.
가정에 중독문제가 있으면 대부분 체면이나 수치심 때문에 외부에 바른 대처방법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지혜와 가족의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다년간 노력하다가 심신이 고갈되면서 자연 주위 사람들에게도 중독문제가 알려지게 된다.
중독문제가 악화되어 집안이 더 혼란스러워질수록 가족들은 위기 대응에만 안주하려고 한다. 가족들은 화평적인 관계성 유지를 위해 중독된 사람의 요구를 받아주며 어쩔 수 없이 학대와 다른 불건전한 행동들을 수용하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이 물질적 정신적인 사랑을 감내하는 것은 중독자가 중독행위를 더 계속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정은 가족의 쉼터가 되어야 한다. 안전한 분위기에서 긴장감을 풀고 가족구성원 모두의 원동력을 재충전하는 곳이어야 한다. 중독문제 가정에서는 긴장을 풀지 못한 채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달걀껍질을 밟는 것 같은 삶을 살아간다. 중독자를 믿기 어려울 때는 생활비나 귀중품을 숨기고 약장에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감춘다. 이쯤 되면 중독자는 물론 가족들도 중독의 3가지 속성인 교활(Cunning), 황당무계(Baffling), 강력함(powerful)의 영향으로 심신이 고갈되어 지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가족들이 12단계 회복모임에 참석했거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으면, ‘엄한 사랑’(Tough love)을 하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한계를 두지 않으면 중독 병의 꼭두각시가 된다. 건전한 한계설정은 엄격한 방법으로 중독자에게 도움을 주고 가족들이 중독자에 의해 조작, 이용 또는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거리두기를 의미한다. 건강한 한계 설정에는 중독자에게 무엇은 괜찮고 무엇이 괜찮지 않은지를 정해주는 것이다.
엄한 사랑은 증오나 잔인한 행위가 아니라 그 반대이다. 가족들의 엄한 사랑은 중독된 사람을 다시 현실세계로 초대하려는 사랑의 행위이다. 그래서 진실, 치유적인 한계설정, 현실 등에 입각한 엄한 사랑만이 중독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중독자와의 관계에서 중간지점은 있을 수 없다. 가족들은 문제의 일부이거나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족들이 불건전한 허용으로 일관하면 중독자의 중독행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회복모임에서 잘 치유된 사람은 울먹이며 “가족들의 엄한 사랑이 내 생명을 구해주었다”는 말들을 한다. 가족 모두가 함께 엄한사랑을 실천하면 사랑하는 중독자의 조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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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