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용수 할머니의 정의연/정대협 활동에 대한 이의제기로 한국 언론의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정대협의 해외활동에 대해서도 이의가 있는 것 같은데 현장 활동가들과의 충분한 확인절차 없이 ‘익명의 제보자’를 단편적으로 인용한 기사들이 많아서 사실이 왜곡되어 전해지는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모 신문의 18일자 기사에 아래와 같은 대목이 있다. “위안부 실상을 알린다는 정대협의 해외활동 자체에 대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정대협은 2015년 6월 언론 등에 김복동 할머니와 미국 국무부의 면담 예정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익명의 제보자는 ‘당시 정대협이 세계여성문제 전담 대사와 면담이 정해졌다고 했는데 당일 정대협이 면담한 이는 대사의 인턴직원이었다’며 ‘역사적 맥락조차 모르는 통역을 데려와 면담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필자가 워싱턴 한인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이 자리에 동행해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이날 모임에 국무부의 한국 데스크, 일본 데스크, 세계여성문제부 등 여러 담당부서 책임 스태프들이 참가했는데 그들이 회의에 앞서 모임에 관심 있는 인턴들도 초대했다고 설명하고 회의에 들어갔고 진지한 대화를 가졌다.
그들은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을 기록하면서 열심히 청취하였다. 한국으로부터 동행한 통역자의 통역에 할머니의 증언의 의사전달에 문제를 느끼지 못했고, 배경역사 설명이 추가로 필요할 땐 동행자들이 보충설명도 했다. 그러니 “면담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평가할 수 없다.
이 모임 외에도 필자가 여러번 할머니들과 정대협 스태프들과 국무부를 방문했는데 전 주한미대사 캐서린 스티븐스가 국무부 차관을 역임했을 때 국무부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외에 미 의회 의원사무실 담당자들, 국제앰네스티 디렉터와 여러 NGO 대표들과도 수차례 면담을 함께 했었다. 그리고 조지타운, 조지 워싱턴, 아메리칸, 조지 메이슨 등 워싱턴지역 대학교에서 강연회, 사진/미술 전시회, 영화 상영회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했었다.
정대협 일행은 보통 워싱턴에 도착한 날에 시차적응 겸 하루 쉬고 매일 빡빡한 방문과 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떠나곤 했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도시들과 일본, 호주, 유럽, 캐나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한 기록들이 있다.
그러니 언론에 언급된 하나의 익명 제보자의 견해로 잘못 평가한 면담사례를 가지고 정대협이 미국과 해외에서 진행한 모든 활동을 총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30년 동안 헌신적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이바지한 정대협 스태프들의 활동에 대한 사실적, 객관적 평가바탕으로 조사가 공평하게 합리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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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혁교 / 미주동포전국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