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 의회 당국자 인용 폭로, 개 산책·세탁물 찾아오기 등
갑작스럽게 해임된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갑질’ 의혹을 파헤치다 업무에서 물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리닉 감찰관의 해임을 건의한 당사자가 폼페이오 장관이라는 점에서 그의 경질이 장관의 ‘앙갚음’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NBC방송은 지난 17일 의회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보좌관에게 개 산책, 세탁물 찾아오기, 부부 저녁식사 장소 예약 등 심부름 수준의 사적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리닉 감찰관이 조사 중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의회 감독 당국자들은 리닉 해임을 그가 폼페이오 장관 관련 조사를 한 데 대한 직접적 보복 조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에게 리닉을 경질하라고 요청한 인물이 바로 조사 대상인 폼페이오 장관이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은 이날 CNN에 출연해 “대통령은 연방 공무원을 해임할 권리가 있으나 감찰관 조사에 대한 보복처럼 보이면 불법일 수 있다”고 비난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민주)과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전날 리닉 해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갑질 의혹에 휘말린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CNN은 그가 경호원들에게 식당 음식을 가져오게 하거나, 조련사에게 개를 찾아오라고 시키는 등 사적 지시를 내렸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이 전격 경질된 것과 관련, 자신이 요구한 사안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갑질 의혹’ 조사에 대한 ‘정치적 보복’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에게 가서 리닉 감찰관은 우리가 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가 국무부를 약화시켰기 때문에 경질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갑질’ 의혹에 대해 리닉 감찰관이 조사하던 것을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그는 “이 결정(경질), 또는 대통령에 대한 나의 권고가 진행되고 있거나 현재 진행 중인 어떤 조사에 대한 보복 시도에 근거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왜냐하면 나는 그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관련해 보고를 받지 않는다. 나는 통상적으로 감찰관이 공개 하기 24시간, 48시간 전에 최종안 형태로 조사사항을 알게 된다”고 사전 인지를 거듭 부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직원들에게 자신과 아내를 위한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를 거부했다고 WP가 보도했다. 그는 “나는 그러한 종류의 근거 없는 많은 혐의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