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9일 만에 퇴원, 귀가했다. 살아 돌아 온 것이다. 지난 4월 18일 토요일 응급실로 급송, 6일 만에 퇴원할 수도 있었는 데 이미 감염확진자로 입원하고 있는 아내가 돌발, 위급상황으로 중환자실로 실려 내려가면서 혈압이 오르고 이상증세가 포착되어 일단 나의 퇴원을 보류해야 겠다고 결정을 했다.
계속 입원이 필요없는 경우였지만 귀가해서 혹여 잘못 될 까봐 담당의들이 의논, 3일 간을 더 지켜 본 케이스다.

살아있음에 감사 한다. 일단 감염이 되어 확진이 되면 수시로 변하는 통계지만 미국내 확진자의 10%가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한번 걸리면 하느님도 어쩔 수 없는 위독하기 비견할 수 없는 바이러스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귀환해서 자가격리 중인데 의사들에 의하면 산소공급을 떼고 중단해도 되겠다는 얘기다.
퇴원 4일 째인데. 그동안 16파운드가 빠졌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런데, 아내는 산소호흡기에 의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살아 견디고 있다. 호흡기가 아니면 죽은 목숨이다.

퇴원 한 시간 전 담당의, 간호사들의 특별배려로 전신을 휘감아 싸잡아서는 나를 아내가 있는 중환자실 독방 입장을 허용했었다. 대통령도 안되는 절대 불가한 일, 미국정부를 위해 목숨까지 내걸고 싸워준 경력을 인정, 배려한 전무후무한 케이스다.
의식 없이 산소호흡기에 생을 부지하고 있는 아내를 보자 주체할 수 없는 슬픔, 눈물이 앞을 가리기 시작했고 옆에서 담당 의사와 간호사가 보는 앞에서 절규, 통곡을 했다.

물론 특수장갑을 착용한 손으로지만 아내의 얼굴, 뺨, 손등을 어루만지면서 마지막 일지도 모르는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과 나를 비디오로 녹음을 했다.
절규, 계속 통곡을 했다. 평생을 좋은 일만 한 아내가 직장에서 감염된 사례이다. 신음에 가까운 통곡소리가 함께 녹음이 됐다. 옆에서 간호사까지 도와 아내와 나를 동시 촬영을 해줬다.

안되는 불가한 배려, 특별은전을 받고 그만 일어 날 수밖에 었었다. 아내를 향해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살아야 해!’ ‘절대로 혼자 못 가!’ 하느님! 기적이 있다면 아내를 살려 주세요!’
다행히 아내의 얼굴, 손 모두의 체온이 따뜻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아내를 어루만지고 목전에서 기도를 올릴 수 있어서요.’
밖에서 의사들, 간호사들이 나를 지켜보면서 내가 돌아나오자 등을 다독거려 주었다. 이제는 하느님의 전능하신 능력으로도 다른 방도가 없는 질환이다. 단지 기적이 있다면 그 기적을 아내에게도 내려 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왜냐, 팔십을 넘기고 있는 죄 많은 이 사람에게도 기적을 행해 주셨으니까.

먼저 소천하신 어머님께 빌었다. ‘이 사람 살려주세요!’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치매가 오신 분을 주말 교사, 양로원 매니저로 두 직장을 동분서주하면서도 극진히 모신 천사같은 며느리이니까.
22년전 세상을 떠난 아들 놈에게도 외쳤다. ‘엄마를 살려 내!’
애 둘을 키우기 위해 17년간을 전업주부로 정성껏 혼신의 모정을 다해 자식들을 키운 착한 엄마니까!
나 혼자 살아 귀가한 집에서 아내의 따스했던 체취를 느끼며 이 글을 쓴다.

<전태원 / 자유기고가 기자>